윤석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국빈 순방 이틀째를 맞아 세일즈 외교와 한·미 동맹 강화 행보에 방점을 뒀다. 청정수소, 반도체, 탄소중립 등 첨단 기술 중심으로 양국 관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복안에서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26일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 핵 위협에 대비한 확장억제 강화방안을 모색하는 등 양국 안보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보훈 행보와 세일즈 외교, 첨단산업 유치로 한·미 동맹 강화
윤 대통령은 오찬에서 6·25전쟁 참전용사들을 비롯한 한·미 동맹 관련 주요 인사 300여명과 함께했다.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한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고, 동맹의 역사·의미, 그리고 '미래로 전진하는 한·미 동맹'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윤 대통령은 랄프 퍼켓 미군 예비역 육군 대령, 엘머 로이스 윌리엄스 미군 예비역 해군 대령에게 우리나라 최고 무공훈장인 태극무공훈장을 직접 수여했다. 또 고 발도메로 로페즈 중위 조카에게 훈장을 추서했다. 한국 대통령이 외국에서 무공훈장을 친수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세일즈 외교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우리 경제사절단과 함께 미국 주요 기업인들을 잇따라 만났다.
윤 대통령은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도 참석해 양국 주요 기업인들과 반도체·전기차·배터리‧인공지능(AI)·바이오‧첨단 기술 협력 강화를 위한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올해 7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가치동맹으로, 군사·안보부터 공급망·첨단 과학기술 분야까지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행사에는 양국 재계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주요 그룹 대표가 참석했다.
미국에서는 반도체‧IT‧AI 분야를 대표하는 퀄컴, 램리서치, 온 세미콘덕터, 코닝, IBM,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이 자리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 기업인 180여명이 모인 '한‧미 첨단산업 포럼'에도 참석해 양국 기업인들 간 협력을 재차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핵심‧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과 첨단 제조 역량을 보유한 한국은 명실상부한 첨단 기술 동맹"이라고 정의했다. 또 양국 간 투자를 양적‧질적으로 확대해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동맹국과 우호국에 자원 배치)'을 통해 안정적이고 회복력 높은 공급망 구축 필요성도 역설했다.
◆한·미 확장 억제 방안으로 북핵 위협 양국 공조 재확인
한·미가 26일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제 공약을 담은 별도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임을 공식화하면서 성명에 담길 확장 억제 강화 방안에 주목된다.
양국 정상이 정상회담을 한 후 확장 억제와 관련한 별도 문서를 내놓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아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한 양국 공조가 흔들림 없다는 양국 정상 의지를 부각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따라서 이번 확장 억제 공동성명에는 한국 독자 핵무장론 여론을 잠재우고자 한·미 간 공조 체계 내실화 등을 통해 미국 '핵우산'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확장 억제는 한국이 핵 위협을 받을 시 미국이 전략무기, 미사일 방어(MD) 등을 통해 자국 본토가 공격받았을 때와 같은 전력 수준으로 응징한다는 개념이다.
이를 '매우 명확하고 입증 가능한' 수준으로 담보하는 방안을 정상 차원에서 별도 문서에 명시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4일 브리핑을 통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확장 억제 관련 공동성명이 별도로 발표될 것이라면서 "그 성명은 한국과 한국민에게 약속한 확장 억제와 관련해 미국을 신뢰할 수 있다는 매우 명확하고 입증할 수 있는 신호를 보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