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반등했다. 설비투자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와 수출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은 IT 경기 회복과 중국 경제 회복에 따른 낙수효과로 올 하반기 국내 GDP 성장률이 반등세를 이어갈 것으로 낙관했지만 경기 침체 우려는 여전해 상황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이 25일 발표한 '2023년 1분기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1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3%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0.8% 상승했다. GDP는 지난해 4분기 -0.4%를 기록하며 2년 6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으나 곧바로 반등해 시장 전망치(0.1~0.2%)를 웃돌았다.
1분기 성장률이 개선된 것은 민간소비 상승 영향이 컸다. 실제 민간소비의 1분기 성장률 기여도는 0.3%포인트(계절조정계열 기준)로 전 분기(-0.3%포인트)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그만큼 민간소비가 성장률을 높였다는 의미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민간소비가 증가한 것은 마스크 실내 착용 의무가 해제된 데다 여행과 공연 관람 등 대면 활동이 늘어난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서 "서비스 생산에서도 음식 서비스나 문화 등 부문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일단 가까스로 역성장을 면하긴 했지만 국내 성장률 전망은 여전히 암울하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국내 성장률을 하향 조정(2.1→1.5%)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한은도 최근 연내에 국내 GDP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인 1.6%를 밑돌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신 국장은 "IT 경기 회복 시점,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지연 때문에 성장률 전망치가 소폭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하반기로 갈수록 IT 경기 부진이 어느 정도 완화되고 중국 경제 회복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로 갈수록 반등 모멘텀이 뚜렷해질 것이고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5월 수정전망이 발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 2분기 성장률에 있어서는 국내 외부활동 정상화와 통관, 부동산 규제 완화 효과 등을 살펴야 한다는 시각이다.
신 국장은 "민간소비는 외부 활동이 본격화한 부분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고 여전히 역성장 중인 통관 수출은 당분간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겠으나 국민의 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통관 수출도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설비투자에서는 반도체와 장비, 건설투자에선 부동산 규제 완화 등으로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