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가 이날 공개한 '30년 경과 비밀해제 외교문서' 총 2361권(약 36만여 쪽)에는 이선진 당시 주홍콩 총영사가 1992년 9월 18일 오시마 일본 영사와 접촉해 들은 내용이 담겼다.
북한 김정일은 한·중 수교가 체결되자 장시간의 내부 연설을 통해 "일부 공산주의 국가들이 돈 때문에 공산주의 원칙마저 포기하고 있다"는 등 중국을 맹렬히 비난했다.
반면 오진우 북한 인민무력부장은 "한·중 수교에 대해 너무 격렬히 반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당시 김일성 북한 국가주석은 김정일과 오진우 양측 어느 의견에도 동조하지 않았다고 문서는 전했다.
이밖에 한·중 수교가 체결되기 1주일 전 이미 수교일자에 대한 중국 측의 언급이 있었다는 내용도 담겼다.
유병우 주일대사관 참사관이 같은 해 8월 22일~23일 방북에 이어 24일 방중 후 귀국한 후카다 하지메 일본 사회당 의원과 만나 한·중 수교에 대한 북측의 반응을 탐문한 내용에 따르면 북한 김용순은 회담에서 "4월 양상곤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했을 때 연내 한·중 수교 원칙에 대한 시사가 있었으며 수교일자 통보는 약 1주일 전에 있었다"고 언급했다.
당시 후카다 의원은 "한·중 수교에 대한 북한 노동당 간부들은 애써 태연을 가장하려는 자세가 역력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중 수교에 대한 중국 측의 반응도 있다. 당시 중국 공산당 간부들이 식사나 주연 석상에서 "한국에 큰 빚을 지게 됐다"고 실토하고 "한·대만 단교가 한·중 수교 최대 성과라고 인정했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