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집권기 내 감축 규모가 지나치게 적어 부담을 차기 정권으로 떠넘기는 처사라는 게 비판의 핵심이다.
양용현 한국개발연구원(KDI) 규제연구센터장은 최근 아주경제와 만나 "현재 연도별로 제시된 시나리오에 따르면 초반엔 온실가스 감축량이 굉장히 낮고 뒤로 갈수록 큰 폭으로 감축하도록 돼 있다"며 "계획을 앞으로 당겨 후반 감축 목표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안은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2023~2027년 5000만t, 2028~2029년 5000만t을 줄인 뒤 2030년 한 해에만 1억t을 감축한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다음 정권으로 '어려운 과제'를 미룰 것이 아니라 당장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양 센터장은 산업 외 분야에 대한 저감 대책 마련도 강조했다. 현재 전체 온실가스 중 25%를 배출하는 산업 공정은 2030년까지 추가 감축 여력이 크지 않다고 그는 분석했다.
정부가 지난달 21일 수정된 NDC를 발표하며 원료 수급과 기술 전망 등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산업 부문 배출량 감축 목표를 당초 2억2260만t(14.5%)에서 2억3070만t(11.4%)으로 3.1%포인트 완화했다.
양 센터장은 이마저도 도전적인 목표로 본다. 그는 "산업 분야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시설투자에 대한 물질적·시간적 여유가 필요하고 기존 시설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온실가스 총 배출량 중 65%는 에너지 분야, 14%는 운송 분야에서 발생하는 만큼 산업 외 분야에 대한 감축 확대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수준 높은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수단과 방법이 필요하다"며 "난방 수요를 줄이는 식으로 열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등 조치가 우선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자동차 보급을 확대하려는 정부 지원도 시급하다고 짚었다. 국토교통부는 2040년까지 하이브리드차 비중을 높여 나가는 정책을 추진 중인데 전기차 비중을 끌어올리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온실감스 감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는 추세다. 국제 사회에서는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확대, ESG 경영 강화, 탄소국경조정제(CBAM) 도입 등 탈탄소 경제 체계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은 협력업체에도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으로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데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양 센터장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불평할 게 아니라 탄소중립 선도 국가와 보조를 맞추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2050년 탄소중립 목표 실현을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