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 ‘유진 초이’의 모델이 된 독립운동가 황기환 지사가 해외 언론 인터뷰를 통해 독립운동의 정당성을 알린 사실이 확인됐다.
국가보훈처는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과 프랑스 국립중앙도서관에서 황 지사의 미 하와이 호놀룰루 입항 자료를 비롯해 미·프랑스 언론에 실린 독립운동 관련 자료 11점을 처음으로 발굴했다고 3일 밝혔다.
첫 한인 이민자들의 하와이 도착 시기가 1903년임을 감안하면 황 지사의 하와이 이주가 비교적 이른 시기에 이뤄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1차 대전 시기 프랑스 전선에 배치된 황 지사는 중상을 입은 병사들을 구호하는 활동을 했고, 1918년 11월 종전 이후에도 유럽에 거주했다.
1919년 6월 프랑스 파리로 이동한 황 지사는 베르사유에서 열린 평화회의 참석차 대한민국임시정부로부터 파견된 김규식 선생을 도와 대표단 사무를 협조했으며, 임시정부 파리위원부 서기장으로 임명돼 독립 선전활동을 폈다.
황 지사는 이후 1921년 미 워싱턴회의 개최 소식을 접한 뒤엔 전 세계에 식민지 조선의 현실을 알리고자 미국으로 장소를 옮겨 독립운동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황 지사는 1919년 8월23일자 프랑스 ‘라 프티트 레퓌블리크’, 같은 달 25일자 미 ‘뉴욕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자치권을 부여하겠다’던 일본의 발표를 정면 반박하기도 했다.
황 지사는 뉴욕 헤럴드 인터뷰에서 “(일본의 발표는) 세계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것이고, 그 계획은 분명 실패할 것이며 한국인들은 절대 독립운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이 한국을 일본의 일부로 고집하는 한 극동에서의 평화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황 지사는 “우리가 싸우고 있는 것은 일본과 동등한 권리를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며 한국인의, 한국인에 의한, 한국인을 위한 한국의 완전한 독립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황 지사의 인터뷰 기사는 ‘라 파트리’, ‘라 리브르 파롤’, ‘봉수아르’ 등 프랑스 현지 언론을 통해 곧바로 재인용됐다.
황 지사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외교위원으로 조국의 독립과 해외 거주 한인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활동을 이어오다 1923년 4월 17일 미국 뉴욕에서 심장병으로 순국했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이번에 발굴한 자료들은 조국을 사랑한 황 지사의 삶이 국내를 넘어 해외에까지 감동을 준 사실은 물론 머나먼 이국땅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하셨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처장은 “이제 그리던 고국으로 그 유해가 돌아오시게 되면 정부는 국민들과 함께 최고의 예우를 다해 영면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