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3분쯤 인왕산 6부 능선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산불은 북쪽 사면으로 번지면서 북악산까지 옮겨붙은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낮 12시 51분을 기점으로 대응 2단계로 높였다. 대응 2단계는 관할 소방서와 인접 소방서를 포함해 1개 권역 인력·장비가 모두 출동하는 단계다.
소방당국은 헬리콥터 9대를 포함해 소방장비 총 85대와 소방·구청·경찰·산림청 인력 580여 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인왕산 인근 주민 120가구는 홍제주민센터와 인왕초등학교, 홍제2동 주민센터, 경로당 등으로 대피했다. 오후 3시까지 확인된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안전 안내문자를 통해 "인왕산 산불이 주변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주민과 등산객은 신속하게 대피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대문구청도 "인왕산 기차바위를 넘어 산불이 확산 중이니 개미마을과 홍제동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신속하게 대피해 달라"고 긴급재난문자를 보냈다. 은평구청도 인근 주민과 등산객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긴급재난문자를 전송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현장 지휘에 나섰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2시 20분쯤 종로구 부암동주민센터에 도착해 산불 상황을 보고받았다. 서울시 김의승 1부시장과 유창수 2부시장, 오신환 정무부시장, 최진석 안전총괄실장도 동석했다.
오 시장은 "매우 건조한 상태라 전국적으로 산불이 매우 위험한 상태"라며 "대전에서도 큰 산불이 나 소방헬기를 분산 배치해 운영 중인데 소방당국과 협의해 더 위중한 쪽에 집중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산림청과 행정안전부는 계속되는 건조한 날씨로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하고 산림 인접 지역 소각행위 금지, 불씨 관리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