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스위스(CS)발 금융권 불안 심리가 계속해서 퍼지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도이체방크의 주가가 장중 15% 이상 하락하며 공포감이 식지 않음을 보여줬다. 다만 전문가들은 도이체방크에 대한 위기론은 과도한 우려라는 입장이다.
25일(현지시간) 외신 취재를 종합하면 전문가들은 도이체방크의 경우, 주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CS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앞서 지난 24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주식시장에서 도이체방크의 주가는 장중 15% 가까이 하락한 뒤 8.6% 하락으로 마감했다.
채권 시장에서도 도이체방크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다. 도이체방크의 채권 신종자본증권(AT1·Additional Tier 1, 코코본드)의 거래가격은 6센트 가까이 하락하고 수익률은 27%까지 올랐다. 2주 사이에 3배 가까이 오른 모습이다. 지난 UBS의 CS 인수에서 AT1 상각이 진행된 것이 우려로 나타난 모습이다. 당시 UBS는 160억 스위스프랑에 해당하는 AT1을 휴짓조각 처리한 가운데 은행채가 안전하다는 통념은 깨졌다.
시장의 우려가 커지자 당국자들은 진화에 나섰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이체방크는 수익성이 높은 은행"이라며 "미래를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 정상회의에 참석해 “유로존 은행들은 회복 탄력성이 있고 탄탄한 자본과 유동성 덕분에 굳건하다”며 “필요한 경우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시장의 롤러코스터 같은 반응에도 불구하고 도이체방크는 CS와 다르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CS는 자본이 부족해 위태로웠지만 도이체방크는 수익성이 보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CET1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CET1 비율이 13.4%에 이르는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한국 은행들의 CET1 평균이 13.23%로 도이체방크와 비슷하다. 30일간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현금화가 용이한 고유동성 자산 비율을 나타내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142%에 달한다. CNBC 방송은 "은행의 지급이나 유동성을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고 했다.
미국 리서치 회사 오토노머스의 스투어트 그라함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도이체방크의 자산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 도이체방크는 CS가 아니다"라며 "이들은 수익성을 확실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JP모건은 "미국과 유럽의 예금자들은 규제 당국이 어디까지 보호할지 불안해 하고 있다. 기업은 더욱 많은 투명성을 제공해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