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보고서] 고금리 시대 '빚'부격차 확대...한은 "건전성 위협 않지만, 부실 우려"

2023-03-2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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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있는 20가구 중 1가구는 자산보다 빚이 많아...연소득 40%이상 빚 갚는 중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은행본관 전경. 2023.02.22[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현재 0.7% 수준인 국내 전체 가구대출 연체율이 올 연말까지 1.0% 내외로 상승할 수 있다는 다소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당장 국내 가계 전반의 부실 위험이 높지는 않지만 채무상환 부담이 확대되고 당장 보유한 자산처분을 하더라도 채무를 갚을 여력이 없는 일부 고위험가구를 중심으로 부실이 심화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23일 한국은행이 금융안정상황 보고서를 통해 '가계부문의 부실 위험'을 점검한 결과 국내에서 전체 금융부채 보유가구 중 75.3%, 자영업가구의 69.1%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 이하인 것으로 집계됐다. 당국은 DSR 규제 상 40%를 웃도는 가구를 연체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과다채무 가구로 분류하고 있다. 
가구 평균 DSR은 지난 2021년 중 29.4%였으나 지난달 기준 평균치는 그보다 5.1%포인트 높은 34.5%로 집계됐다. 자산대비부채비율(DTA)로 계산했을 때엔 금융부채 보유 및 자영업가구 10명 중 8명의 DTA(총부채/총자산)가 100 이하인 것으로 확인됐다. DTA가 100% 이하인 경우라면 해당 가구는 자산 처분을 통한 부채 상환이 가능하는 뜻이다. 반대로 DTA가 100 이상인 나머지 2명은 갖고 있는 자산을 처분하더라도 부채 상환이 어렵다는 의미다.   
 
한은은 특히 지난해 금리 상승에 따라 이자부담이 늘고 자산가격이 하락해 DSR과 DTA가 추가 상승하는 등 연체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고위험가구가 전체 금융부채 보유 가구 중 5%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진 빚이 전체 가계부문의 금융부채의 9%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위험가구 중 30일 미만 단기 연체경험 가구(6.9%)와 연체 경험은 없지만 빚을 갚기 어려울 것이라 답변한 가구(5.3%)에서 연체 발생을 가정한 결과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이 0.3%포인트 확대됐다. 현재 연체율이 0.7%지만, 올해 말 1.0%로 상승하는 것이다. 다만 여전히 2009년부터 2022년 장기평균치인 1.3%를 넘지 않는 수치다.
 
한은은 또 저축은행과 여전사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더 빠르게 상승할 우려가 있지만, 손실흡수능력이 좋아 기관 부실 우려는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저축은행과 여전사의 지난해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각각 4.7%, 2.4%로 전 금융권(0.7%)에 비해 높았다. 이들 기관의 가계대출중 고위험가구 대출 비중은 각각 26.6%, 16.6%로 은행(7.2%), 상호금융(11.6%)에 비해 높았다.

한은은 이같은 유동성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와 함께 고위험가구와 그에 근접한 재무상황, 개별 금융기관의 연체 추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에게는 대손충당금 적립을 늘려 손실흡수 능력을 높이고 연체관리에 힘쓸 것을 주문했다. 또한 가계부채 규모 축소와 질적구조 개선을 통해 가계부채 연착륙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시장 관계자는 "채무부담의 급격한 증대로 인한 부실위험을 줄이기 위해 분할상환과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꾸준히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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