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키이우를 깜짝 방문한 데 이어 추가적인 비살상장비 지원까지 언급하며 우크라이나를 돕겠다고 나섰다.
20일 뉴욕타임스(NYT)·NHK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후 "대통령의 리더십과 자국을 지키기 위해 뭉치고 있는 우크라이나인들의 용기와 인내에 존경심을 표한다"며 "일본과 다른 주요 7개국(G7)은 우크라이나에 변함없는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국제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폭거이다"며 "키이우와 부차를 방문해 참극을 직접 보고 이를 다시 강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에 앞서 기시다 총리는 키이우 외곽도시 부차를 방문해 학살에 대한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부차는 지난해 러시아군이 점령한 후 민간인을 대량 학살한 곳으로, 33일간의 러시아군 점령이 끝난 뒤 시신 458구가 발견됐다.
또 기시다 총리는 5월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젤렌스키 대통령을 초대했다. 일본은 올해 G7 의장국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화상으로 참석할 의사를 전달했다. 기시다 총리는 "정상회담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응하여 국제질서와 법치를 수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기시다 총리의 키이우 방문은 보안상 이유로 극비리에 이뤄졌다. 당초 기시다 총리는 인도에서 돌아올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이날 갑자기 인도에서 폴란드로 이동했고 키예프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일본 자위대가 외국에서 총리를 경호할 수 없다는 규정에 보안에 특히 신경쓴 것으로 보인다.
NHK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21일 오후에 키예프에 도착했다. 기시다 총리는 우크라이나 방문 이후 폴란드를 찾아 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한 뒤 23일(일본 시간) 귀국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은 중국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진행한 날이라는 점에 기시다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이 더욱 주목 받았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평화 촉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으나, 기시다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선 "일본이 상황 악화가 아니라 진정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