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권리 예산 등을 요구하며 지하철 탑승 시위를 주도해 온 박경석(63)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경찰에 체포됐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17일 오전 종로구 서울경찰청 청사 앞에서 “체포영장보다 서울경찰청의 장애인 등 편의법 위반에 대한 반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기자회견을 하던 박 대표를 상대로 체포영장을 제시하고 이를 집행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21년 1월부터 올해 1월20일까지 신용산역·삼각지역·경복궁역 등지에서 집회나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하며 도로를 점거하고 열차 운행을 방해하는 등 38개 혐의(기차교통방해·업무방해·집시법 위반 등)를 받는다.
박 대표는 이날 이동형 철창에 들어간 뒤 오전 11시부터 기자회견에 나섰다. 그는 쇠고리로 몸에 감은 채로 "회견이 끝나면 바로 체포영장을 집행해달라. 조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불법을 저지른 게 아니다. 더이상 불법 분자, 시민을 볼모로 잡는 자들이라고 말하지 말아달라"며 "'모든 국민은 법앞에 평등하다'는 헌법상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어떻게 지킬 것이냐고 묻고 오겠다"고 말했다.
전장연 측은 "조사를 받지 않겠다고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장애인 관련 편의시설을 구축하지 않으며 법을 지키지 않는 경찰에 조사받을 수 없다고 했다"며 "불법은 서울경찰청과 대한민국 경찰이 저지르고 있다.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