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대만 통신당국은 2척의 중국 어선이 중국 본토 근방에 위치한 대만 마쭈열도의 해저 인터넷 케이블을 절단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달 2일 마쭈섬 50킬로미터 해역에서 1척의 중국 어선이 첫번째 해저 케이블을 절단한 후 중국 해역으로 돌아갔다고 한 대만 관리가 전했다. 이어 8일에는 다른 중국 화물선이 2번째 해저 케이블을 절단했다고 언급했다.
다만 대만 정부는 이번 사건을 중국 측의 고의적 행위로 간주하지는 않았고, 중국 선박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입증할 직접적 증거도 없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마쭈열도의 주요 유인도 중 하나인 베이간섬에 거주 중인 첸씨는 “많은 여행객들은 인터넷이 안되기 때문에 예약을 취소할 것”이라며 “현재 인터넷은 사람들의 생활에 매우 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국가 안보 우려 제기
더욱이 인터넷 케이블 손실은 국가 안보 측면에 있어서도 심대한 타격을 초래할 수 있다고 AP통신은 짚었다.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인터넷 인프라 제거를 주요 전략 목표 중 하나로 삼은 것만 봐도 현대 사회에서 인터넷 접속 여부는 국가 안보에 있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고의적으로 해저 인터넷 케이블을 절단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일반 선박이나 닻 등 다른 요소들에 의해서도 케이블이 손상될 가능성이 있지만 중국의 개입 가능성을 의심해볼 수 있는 정황들이 여럿 있다는 것이다.
아태 네트워크 정보센터 조프 휴스턴 최고과학책임자는 “대만 해협과 같이 얕은 해역에서도 이 정도의 케이블 파손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언급했다.
대만 정부의 안보 싱크탱크 국방안전연구원의 수즈윈 박사는 중국과 러시아 만이 해저 케이블을 파괴할 수 있는 기술적 역량이 있다는 보고서 내용을 언급하며 “중국이 고의적으로 인터넷 케이블을 파괴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은 케이블을 복구 및 보호하는데 더욱 많은 자원을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만 통신사인 중화텔레콤 집계에 따르면 마쭈섬의 해저 케이블은 지난 5년간 총 27회나 절단됐다. 다만 그것이 어느 국가의 소행인지는 불확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4월 미국을 방문할 예정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만 국방부는 3월 들어서도 중국 인민해방군이 연일 대만 해협 근처에서 무력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