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면세점 입찰 하루 앞둔 면세업계...CDFG와 입찰가 '눈치싸움'

2023-02-2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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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 사업권 배치도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이 임박하며 입찰가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코로나19 이전 3조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시기 급감했던 입·출국자 수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빠르게 정상 궤도를 찾아가고 있다. 코로나19 시절 계륵으로 전락했던 면세점 입찰 경쟁이 다시 치열해진 이유다.

그동안 면세점 사업권 입찰은 흥행 부진에 시달렸지만 이번 입찰은 시작부터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국내 기업 간 경쟁을 넘어 해외 면세 기업들이 다수 출사표를 내면서다. 특히 2021년 기준 매출 세계 1위인 중국 국영기업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과 스위스 기업 듀프리 등도 입찰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업계에 긴장감이 감돈다.
 
26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공항공사)는 27일 제1여객터미널(TI)과 제2여객터미널(T2)을 통합한 면세점 사업권 입찰 참가 신청을 받는다. 다음 날인 28일에는 사업제안서와 가격 입찰서를 수령하고 4월께 관세청 최종 심사 이후 사업자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다.
 
업계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번 입찰 대상 사업권 규모가 인천공항 전체 중 70%를 넘을 정도로 역대급이기 때문이다. 대기업 대상 사업권은 △향수·화장품·주류·담배 2곳 △패션·액세서리·부티크 2곳 △부티크 1곳 등 총 5곳이고 중소·중견(전 품목)은 2곳이다.
 
엔데믹 전환으로 면세 시장 전망도 밝다. 2019년 인천국제공항 전체 소매점 매출은 24억3000만 달러(약 3조1723억원) 정도로 싱가포르 창이공항,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공항, 중국 베이징·상하이 공항보다 규모가 컸다. 아직 매출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향후 잠재력이 크다는 방증이다.
 
사업 운영 기간 또한 늘었다. 공항공사는 기존 ‘기본 5년+옵션 5년’에서 옵션 없이 10년 운영으로 계약 기간을 변경했다. 또한 여객 수에 비례해 산정하는 임대료 체계, 스마트면세점 등 수수료와 운영체계에도 변화를 시도했다. 
 

인천공항 면세구역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 때문에 국내뿐 아니라 해외 면세기업도 사업권에 관심이 높다. 지난달 개최한 면세점 입찰 설명회에 참석한 기업은 총 13곳에 달한다. 국내 대기업 중에선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이 참여했고 CDFG와 스위스 기업 듀프리 등 해외 기업과 중소·중견 면세점(경복궁·그랜드·동화 등)도 참여했다.
 
특히 위협이 되는 기업은 중국 국영기업인 CDFG다. CDFG는 최근 주요 국내외 브랜드에 입점 의향서를 받으며 입찰 준비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DFG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2020년부터 한국 면세 기업을 앞질렀다. 2021년 매출은 93억6900만 유로(약 12조6000억원)로, 롯데(40억4600만 유로)와 신라(39억6600만 유로)를 압도했다. 베이징과 상하이공항 면세점을 운영하는 CDFG가 인천공항까지 접수한다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면세 수요까지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CDFG가 인천공항까지 들어온다면 국내 면세점 큰손인 '다이궁'(중국 보따리상) 수요가 CDFG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CDFG 측 입찰가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1차 심사에서 중국 면세점이 입찰단가를 높게 불러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시내 면세점과 달리 공항 면세점 심사에서는 가격 점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실제 1차 심사에서 공항공사는 임대료 40%, 사업계획 60%씩 점수를 반영하고 2차에선 인천공항공사와 관세청이 임대료 40%, 사업계획 10%씩 반영해 최종 업체를 선정한다.
 
면세업계 다른 관계자는 “국내 면세점들은 기존 사업 적자 문제와 올해 남은 사업 불투명성 때문에 높은 금액을 써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일 것"이라며 "중국 CDFG가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셈법이 더 복잡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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