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3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결정에 대해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와 불확실성 요인들의 전개 상황을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다만, 물가상승률이 점차 낮아지고 있음에도 목표 수준(2%)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연중 이어지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정례회의 직후 '통화정책방향 결정문'(통방문)을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기존 3.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4월부터 7차례 연속 금리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이로써 미국(4.75%)과의 금리차는 1.25%포인트를 유지했다.
그러면서 금융시장 내 변동성이 확대된 점도 우려했다. 금통위는 "금융·외환시장은 이달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 강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과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반등하는 등 변동성이 증대됐다"면서도 "가계대출은 감소폭이 확대됐고,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하락세를 지속했다"고 평가했다.
세계 경제도 엇갈린 경제 지표를 보이며 글로벌 금융시장도 변동성 확대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통위는 "세계 경제로 보면 양호한 고용 상황 지속, 에너지 수급 우려 완화 등으로 주요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다소 완화되고, 미국 등에서는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완만해졌다"면서 "앞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및 미 달러화 움직임, 방역정책 완화 이후 중국경제의 회복 상황,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물가 오름세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따는 점을 경계했다. 금통위는 "석유류 가격 오름세가 둔화됐지만 전기요금 인상, 가공식품 가격 등의 높은 오름세 등으로 1월중 상승률이 5.2%로 전월(5.0%)보다 높아졌다"면서 "다만, 2월중 5% 내외르 ㄹ나타내다 주요 선진국 대비 둔화 속도는 완만해질 것으로 본다. 향후 물가 전망에는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 국내외 경기 둔화 정도, 공공요금 인상폭과 파급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금통위는 향후 방향성에 대해 '상당기간' 긴축 기조를 이어아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아울러 지난 1월 언급한 '긴축 기조의 필요성'을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할 것'으로 틀었다. 금통위는 "국내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아질 것"이라면서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