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상반기 중 청년 2300여 명을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보험사와 카드사, 저축은행도 일제히 청년 일자리 창출에 힘을 싣겠다며 상반기 채용 일정과 예상 규모를 공개했다. 최근 정부가 금융권을 향해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자 업계가 대규모 채용 계획을 발표해 정부 정책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20일 "국내 20개 은행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올 상반기 중 2288명 이상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8%(740여 명) 증가한 규모다. 은행권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적극적인 신규 채용을 통해 은행권에서만 연간 채용 규모가 전년 대비 600여 명 늘어난 37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각사 신규 채용 규모를 보면 NH농협은행이 2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총 500여 명을 채용한다. 지난달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우리은행이 4월 중 각각 250여 명을 채용한다. DGB대구은행과 광주은행, 전북은행, BNK부산은행, BNK경남은행 등 지방은행들은 5~6월 중 10~35명을 채용한다. 카카오뱅크(148명)와 케이뱅크(67명), 토스뱅크(76명)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와 외국계인 SC제일은행(35명)은 6월까지 상시 채용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특수은행인 Sh수협은행은 올 초부터 85명을 신규 채용하고 있으며,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도 다음 달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90명을 채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보험사와 저축은행, 카드사, 캐피털사 등 2금융권 역시 상반기 청년 신규 인력 채용 계획을 공개했다. 업권별 채용 규모를 보면 생명보험(15개사) 453명, 손해보험(17개사) 513명, 저축은행 151명이다. 카드·캐피털 등 여신금융회사(31개사)도 상반기 채용 예상 규모가 279명(잠정) 수준으로 파악됐다. 비씨카드와 하나카드 등은 하반기 중 신규 채용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며 삼성카드는 채용 계획이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 상반기 금융권 신규 채용 계획은 이날 오전 금융당국과 6대 금융협회, 은행권 부행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금융권 청년 일자리 간담회' 후속 조치 성격으로 발표됐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올해 청년 취업자 수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금융권 내 보안, 마이데이터 등 새로운 분야에 전문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국내 금융권이 우리 경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청년 일자리 활성화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