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주가, 13만원도 돌파… 하이브 공개매수가격 상향 가능성은

2023-02-1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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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급등에 12만원 공개매수가 의미 사라져

공개매수 양도세 제하면 평균 11만원대 중반

카카오 14만원 공개매수 역공땐 하이브 곤혹

공개매수 실패땐 지분싸움… 소액주주엔 호재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지난 14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한·몽 경제인 만찬'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에스엠(SM) 주가가 급등하면서 하이브의 주식 공개매수에 적신호가 켜졌다. 하이브의 SM 지분 확보가 성공하려면 공개매수가격을 기존에 제시한 12만원 이상으로 상향해야 하지만 추가 자금조달 없이는 어려운 상황이다. 역으로 카카오가 공개매수에 나설 경우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을 확보하려는 하이브의 계획은 완전히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양측이 공개매수가 아닌 주주친화적 제안을 통해 표대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M 주가는 전일 대비 9300원(7.59%) 오른 13만1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일(12만2600원) 대비 2300원(1.88%) 오른 12만4900원으로 출발한 주가는 장중 한때 13만3600원으로 오르며 10% 가까이 급등했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비상등이 켜진 쪽은 하이브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 10일 SM 최대주주 이수만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342만3420주를 주당 12만원에 취득하고 최대 595만1826주를 같은 가격에 공개매수하겠다고 공시했다. 취득금액 총액은 각각 4228억1040만원과 7142억1912만원으로 총 1조1370억2952만원에 달한다.

문제는 주가가 12만원을 돌파함에 따라 개인투자자가 공개매수에 응할 가능성이 급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개매수 기한인 오는 3월 1일까지 주가가 12만원을 상회할 경우 개인투자자가 이에 응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공개매수에 따른 양도소득세도 하이브의 발목을 잡는 요소다. 공개매수는 장외거래로 분류되기 때문에 증권거래세(매매가액의 0.35%) 외에도 양도소득세가 추가로 부과된다. 공개매수에 부과되는 양도세는 매각 차익의 총 22%에 달한다. 10만원에 SM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가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양도소득세로 4400원, 증권거래세로 420원이 부과되기 때문에 실제로 손에 쥐는 금액은 주당 11만5180원에 불과한 셈이다. 이는 이날 종가보다 1만7000원가량 낮은 수준이다.

카카오가 역으로 공개매수 제안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는 유상증자를 통해 1119억3000만원을 들여 123만주,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1052억2200만원을 들여 114만주 취득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하이브가 무난하게 최대주주로 등극해 경영권을 확보하면 투자금이 꼼짝없이 묶여버릴 수 있다. 카카오 입장에서는 투자금이 묶이는 것을 방지하고 이미 YG, 하이브와 지분 동맹을 맺고 있는 네이버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SM 경영권이 하이브에 넘어가는 것을 막아야 하는 셈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카카오가 공개매수에 나설 경우 최대 14만1000원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유치한 1조5000억원의 자금을 SM 주식 공개매수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오는 20일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유치한 투자금 1차분 8975억원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기존에 받은 투자금 5627억원을 합치면 총 1조4602억원의 투자 활용 자금을 갖고 있다. 이를 활용할 경우 공개매수 단가는 최대 14만1000원"이라고 추정했다.

주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경쟁사의 대항공개매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하이브가 공개매수가격을 인상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직전 3거래일 동안 주식의 산술평균가격이 공개매수 가격의 90%를 상회하면 정정신고서를 제출해 매수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 하지만 하이브가 이미 타법인 주식 취득을 위해 1200억원을 단기차입한 점 등을 고려하면 자체자금만으로 매수가격을 인상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하이브가 SM 경영권 확보에 진심일 경우 유상증자 등을 통해 추가로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하이브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공개매수가격 상향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기존에 제시된 조건대로 공개매수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의 공개매수 실패는 SM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개인투자자에게는 호재다.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실패하고 카카오의 유상증자가 성공할 경우 양측의 지분은 각각 13.46%, 9.05%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최대주주 이수만이 하이브 측에 서더라도 이들의 합산 지분은 16.78%에 불과하다. 61.36%에 달하는 기타주주와 국민연금(8.15%), KB자산운용(4.66%) 등 다른 주주들의 표심이 경영권의 향방을 결정하는 구조다. 이렇게 되면 양측이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주주에게 이득이 되는 제안을 통해 표대결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 자연스럽게 주가와 주주환원율 등 주주가치가 높아질 수 있는 환경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수만이 신청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고 하이브가 공개매수에 실패하는 것이 개인투자자에게는 가장 이득이 되는 상황"이라며 "양측의 지분율 차이가 유의미하게 벌어지지 않으면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주주제안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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