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찰풍선을 두고 미·중 간 전개되고 있는 치열한 외교 공방전이 뮌헨 안보회의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군은 지난 4일 중국 정찰풍선을 영해상에서 격추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10일부터 사흘 연속 미확인 비행물체를 자국 상공에서 탐지해 잇달아 쏘아 떨어트리며 안보에 비상이 걸렸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우리는 다른 나라의 영토 주권에 대한 어떠한 침해도 용납될 수 없고 이에 대해 국제법에 따라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음을 이미 분명히 해왔다"며 "이것이 우리의 분명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리는 미국의 동맹으로써 이 이슈에 대해 미국이 공식적으로 밝힌 바를 신뢰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이슈에 대해 해당 사안을 논의할 (미국과 중국간) 고위급 대화 기회가 있을 것임을 기대한다"고 했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장관은 "이는 중국의 정찰 기구였고, 우리 영토 위에 있어 우리가 격추할 권한이 있었다고 확신한다"며 "군사 지역 보호와 미국민 보호를 위해 격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리 타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 역시 "어떤 나라도 다른 나라의 주권을 침해할 수 없다"며 "중국은 미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를 했고, 미국은 미국민의 안전 속에서 자국의 주권을 보호하기 위해 신중하고 합법적으로 대응했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의 정찰풍선이 중국 영공을 10회 이상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정면 반박했다.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 등은 거론하지 않은 채 "미국의 고공 기구(풍선)가 작년 이후에만 10여 차례 중국 유관 부문의 승인 없이 불법적으로 중국 영공으로 넘어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정찰풍선을 놓고 미·중 관계가 싸늘해지며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뮌헨안보회의에서 성사될 양국 고위급 인사들 간 만남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만남이 성사되면 정찰풍선 사태 이후 양국 고위급 외교 당국자의 첫 대면 접촉이 된다.
외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뮌헨안보회의를 계기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위원과 회담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블링컨 장관은 애초 이달 초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영공에서 중국 정찰풍선이 탐지되며 일정을 연기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앞으로 미중 관계를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조현동 1차관이 비판한 것은 영토 주권 침해라는 기존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 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