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서 스페셜 칼럼] 중국에서부터 시작될 세계 경제의 '봄날'

2023-02-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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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탈(脫)중국”이 아니라 중국의 “탈(脫)미국”?
2018년 미·중 무역전쟁과 2020년 중국에서 코로나 발병을 계기로 전 세계의 반중 정서는 최악이고, 전 세계가 바라보는 중국은 경제위기, 금융위기, 부동산위기, 정치위기로 매우 위험한 나라다. 그래서 중국경제는 피크 쳤고 중국에서 돈을 빼는 “탈(脫)중국”을 빨리 해야 한다는 말이 넘쳐난다.
하지만 2023년 11월 이후 IMF, WB, OECD, CB(콘퍼런스 보드) 등 세계 주요기관의 2023년 중국경제 전망을 보면 전 세계에서 인도 다음으로 고성장 하는 나라가 중국이다. 그리고 IMF 2023년 1월 예측치를 보면 세계 주요국 중 2023년 GDP가 2022년보다 높은 유일한 나라가 중국이다.  
서방의 중국위기론에 결정적인 배신을 때린 것은 돈이다. 위기의 나라 중국에 2022년에도 FDI는 사상최대였고, 중국증시 외국인자금도 순유입이었다. 특히 2023년 들어서는 1월 한달 중국증시로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1413억 위안, 25조7000억원으로 2022년 연간 유입액 900억 위안을 훌쩍 넘어섰다. 1월 한달간 일평균 88억 위안(약 1.6조원)이 중국증시로 쏟아져 들어갔다.
미·중의 무역전쟁이 진행 중이지만 2022년 중국의 대미무역흑자와 전체무역흑자는 줄어들기는커녕 각각 4041억 달러, 8766억 달러로 사상최대치를 경신했다. 미·중전쟁이 시작된 2018년에 대미무역흑자 비중은 92%였지만 2022년에는 46%로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대미 무역거래비중도 13.7%에서 12%로 낮아졌다.
중국의 미국채 보유량을 보면 2022년에 역대 최저수준으로 줄였다. 2018년에 1.2조 달러에서 2022년 8700억 달러로 3700억 달러를 줄였다. 데이터로 체크해 보면 “탈(脫)중국”을 미국이 한 게 아니고 “탈(脫)미국”을 중국이 하고 있다.
 
하반기가 높아지는 W자형 회복  
 
2023년 중국경제는 2022년 12월의 코로나 방역규제 해제로 기대가 높다. 잠재성장률이 5-5.5%로 추정되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022년에 3%대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중국에 생산시스템의 붕괴나 금융시스템의 붕괴 같은 체계적 위험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정치방역의 성격이 강한,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이동제한이 부동산을 필두로 내구소비재와 일상소비재 그리고 생활 서비스 소비를 올스톱 시켰기 때문이다.
2023년에 전 세계가 경기하강 사이클에 진입하기 때문에 모두가 불안과 공포가 있지만 경기는 선입선출이다. 먼저 경기하강한 쪽이 먼저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 2023년 세계경제의 봄바람은 중국에서부터 불어올 가능성이 높다.
이번 경기사이클에서는 중국이 가장 먼저 경기가 피크아웃했고 경기하강도 가장 빨랐던 반면 미국은 코로나 방역이 늦어 경기회복도 가장 늦었고 경기하강도 가장 늦었다. 2022년에 중국은 경기저점을 통과했고 2023년에는 경기회복 국면에 진입하고 있지만 미국, 유럽, 일본, 한국은 경기하강 중이다.
중국의 2023년 성장은 내수중심 성장이다. 세계경기가 불황으로 접어들기 때문에 중국의 수출은 2023년에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미 중국의 GDP에서 소비의 성장기여도는 65%에 달한다. 부동산과 플랫폼 소비가 내수경기 부양의 핵심 축이다. 중국은 2022년 하반기부터 그간 3년간 묶었던 부동산규제를 풀기 시작했고, 플랫폼기업의 제재도 더 이상 지속하지 않기로 했다
3개월 정도 단기경기의 흐름을 나타내는 중국의 2023년 1월 PMI가 제조업, 서비스업 모두 임계치인 50 이상으로 반등했다. 중국의 코로나 방역 해제로 1~2월에 전 국민의 80~90%가 감염 후 회복하는 집단면역이 형성되고 3월부터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2023년 중국경제는 하반기의 성장률이 더 높아지는 W자형 경기회복 패턴을 보일 전망이다
 
중국의 대변신 제대로 읽어야
 
사드 사태 이후 7년, 미·중 전쟁 5년, 코로나전쟁 3년을 치른 중국에 대한 우리의 사고는 여전히 한류 타령하고 중국 보복에 분노하고 중국은 위기라는 서방의 레토릭에 맞장구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보는 것이 믿는 것(seeing is believing)인데 특히 최근 3년간 중국을 가보지 못한 한국은 중국의 부정적인 측면만 크게 부각되어 있어 중국의 변화를 알지 못하고 중국의 변화를 읽으려는 노력도 약하다.
아이러니지만 코로나 3년간 중국은 코로나 방역과 통제 그리고 생활물자 공급을 하는 과정에서 4차산업혁명의 ABCDR(AI, Big Data, Cloud, Dron, Robot)을 전 세계 인구의 5분의 1인 14억 인구를 대상으로 모두 실전테스트 했고 그 과정에서 전 세계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거대한 빅데이터를 구축했다.
중국은 엄청난 경제충격과 비난을 감수하면서 코로나 기간 중 인구 1000만 이상 도시 7개를 봉쇄했다. 하지만 유사시 전시상황이 발생했을 때 인구이동통제와 생활물자배송 주민관리와 사회관리시스템의 구축과 운영을 완벽하게 예행 연습했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IP를 확보했다.
중국은 2018년부터 세계 최고의 나라 미국과 무역전쟁을 했지만 코로나 와중에도 중국의 대미 무역거래와 무역흑자는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은 지금 세계 최대의 자동차소비국이 되었다. 2022년 미국은 1429만대의 자동차를 샀지만 중국은 2685만대를 샀다. 2022년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전년대비 54.4% 증가한 311만대로, 320만대의 일본에 이어 261만대를 수출한 독일을 제치고 세계 2위에 올랐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변한 중국에서 주목할 것은 2013년에 10%를 넘었던 한국의 점유율이 2022년에는 1.7%로 추락했다는 점이다.
중국은 2022년 전 세계 1030만대 전기차시장에서 689만대를 구매해 68%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중국 전기차업체 BYD는 순수 전기차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은 세계 2위로 부상했고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포함하면 세계 1위가 되었다.
중국은 지금 세계 1위의 스마트폰 가입자 수를 가진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다. 한국은 애플이 중국에서 공장 빼네 마네 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지만 애플은 여전히 중국시장에서 14%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고 한국 스마트폰업체의 중국 시장점유율은 0%대로 추락해 이젠 흔적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위기라는 중국은 경기회복의 선두에 서서 가고 있고 미국도 노랜딩(no landing)으로 가고 있지만 한국의 무역적자는 더 커지고 있다. 지금 한국은 중국위기론 얘기할 때가 아니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서 전략을 빨리 수정하고 재정비해야 할 때다.
 



전병서 필자 주요 이력

△푸단대 경영학 박사 △대우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경희대 경영대학원 객원교수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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