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예람 중사' 재판서 "위세 있고, 영향력 충분" 증언...전익수 주장과 배치

2023-02-1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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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고(故) 이예람 중사가 1년 8개월 만에 공군으로부터 순직을 인정받은 가운데, 이 중사 사건 수사를 무마하려한 혐의로 기소된 전익수 전 공군 법무실장 재판에서 "군검사들이 전씨를 상대로 수사하는 건 쉽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위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는 전씨의 주장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13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정진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면담 강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전씨 등 3명의 재판에서 2021년 7월 전씨에게 이 중사 사건 정보를 전달한 군무원 양모씨의 혐의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어졌다. 

양씨는 가해자 장모 중사의 영장실질심사 진행 상황을 전씨에게 알려준 혐의로 특검팀의 첫 구속영장 청구 대상자가 된 바 있다. 전씨와 양씨와 가해자 장씨 등은 지난해 9월 13일 안미영 특별검사팀에 의해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당시 군법무관이었던 A씨는 "전씨는 조만간 별을 달 것이고 (전씨) 누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에 올라와 있는 등 뒷배가 있다는 소문은 파다했다"며 "(전씨가) 국방부 검찰단장으로 올 수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A씨가 검찰 조사에서 "양씨가 자신을 수사한 검사와 수사관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다"며 "믿을 구석이 있었던 게 아니었냐는 말도 나왔다"는 진술도 나왔다. 양씨의 '믿을 구석'이 전씨였다는 얘기다. 

앞서 전씨 측이 첫 공판에서 "(전씨의 혐의는) 범죄 구성요건에 맞지 않아 무죄"라면서 "(통화) 발언을 봐도 면담 강요나 위력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특가법상 면담강요죄의 범행 대상은 사건 피해자나 이를 목격한 사람이기 때문에 수사를 한 군검사를 상대로 위력행사는 성립될 수 없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이날 증인신문에서 전씨가 충분히 위력과 영향력이 있었다는 진술이 나온 것이다. A씨는 "양씨는 평소 과시하는 것도 좋아하고, 법원 서기관들이 불편해 했다"며 "(양씨는) 군사법원 내부에서 자신이 파워가 있다고 얘기했고 법원에 자리가 생긴다고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음 공판 기일은 3월 6일 오후 4시 30분이다. 마찬가지로 양씨의 혐의를 둔 증인신문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 중사는 2021년 3월 2일 선임 부사관 장씨에게 성추행을 당해 신고했지만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2차 가해를 시달린 끝에 같은 해 5월 21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국방부는 이 중사 사건 수사 지휘에 잘못이 있었단 이유로 지난해 11월 전씨를 준장에서 대령으로 강등했다. 

한편 공군 보통전공사상심사위원회는 지난 9일 이 중사의 사망을 순직으로 결정했다. 약 1년 8개월 만에 순직 결정이 나온 것이다. 이 중사가 국가유공자 등으로 인정될 지는 추후 국가보훈처 심사를 통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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