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기업의 중국 통신 장비 기업 화웨이 납품 전면 차단을 추진한다. 5G와 무관한 기술이면 허가를 내줬지만, 이제는 5G와 무관한 범위 분야도 전면 차단할 것으로 보인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바이든 행정부가 인텔, 퀄컴 등 반도체 업체가 화웨이와 거래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관계자를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 내부에서 중국 정부와 관계가 의심되는 화웨이에 판매를 금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날 파이낸셜타임스(FT)도 "미국 상무부가 일부 기업에 더이상 화웨이에 납품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부여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인용한 관계자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이번 조치가 논의 초기 단계에 있다며 언제부터 적용될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들 중 일부는 화웨이가 거래 제한 목록에 포함된 지 4주년이 되는 5월 15일에 적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는 첨단 기술에만 국한해 통제를 했다. 미국 상무부는 5G 통신과 관련이 없는 기술에 한해서는 퀄컴과 인텔 등 업체가 화웨이에 공급하는 것을 허가해줬다. 하지만 화웨이에 대한 부품 공급이 전면 차단되면 5G 통신과 무관한 제품도 더이상 납품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다만 화웨이에 대한 제품 납품이 전면 차단되더라도 퀄컴과 인텔, AMD 등은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의 분석에 따르면 퀄컴과 인텔, AMD 등의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에 그친다.
이번 조치는 대중국 기술 분야 수출 제한 조치의 일환이다. 트럼프 정부가 첨단 기술 위주로 대중국 수출을 제한했다면 바이든 정부는 광범위하게 수출과 납품을 통제해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28일 미국이 일본, 네덜란드와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을 합의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국은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뿐 아니라 심자외선(DUV) 수출 제한까지 요구해 3국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DUV는 EUV 보다 낮은 수준의 기술 장비로 자동차,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 제작에 쓰인다. 이를 통해 광범위하게 중국 산업계의 성장을 막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램리서치, KLA와 네덜란드 ASML, 일본 도쿄일렉트론 등 세계 5대 반도체 장비 업체가 중국에 수출을 하지 않게 됐다.
싱크탱크인 신미국안보센터(CNAS) 마티진 라세르는 5G만에 초점을 맞추던 것과 다르다고 봤다. 라세르는 "이번조치는 정말 중요한 조치"라면서 "상무부의 조치는 화웨이가 4년 전 5G에만 초점을 맞추던 때와 지금은 전혀 다른 회사가 됐다는 점을 근거로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