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원 칼럼] 방위산업 육성, 수출과 연관산업 시너지효과 확대해야

2023-01-2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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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원 교수]

 
 
우리나라에서는 수년 전까지 국방력 강화를 위해 해외에서 첨단무기 및 장비의 도입하는 문제가 화제로 부각되었다. 반면에, 최근에는 국산 무기 및 군사 장비의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2022년 우리나라의 방위산업 수출 수주액은 역대 최고 수준인 170억 달러 규모를 달성하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요인도 있었지만 이와 같은 수출 수주액 규모는, 연간 50억 달러 내외인 우리나라의 무기 수입규모를 크게 초과한 것이다. 연평균 100억 달러 수준의 수출을 지속, 세계 4대 방위산업 수출 강국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방위산업 육성 방안

먼저 단기적으로는 수출형 R&D 지원사업의 수출성과 동력 유지와 적기 지원을 위해 다음 두 가지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첫째, 효율적인 사업관리를 위한 제도개선과 업무 효율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공모방식을 기존 자유공모(상향식) 방식이 아닌 수출주도형 과제를 발굴할 수 있는 방식(하향식+상향식)으로 바꿔야 한다. 즉, 수출가능성이 높은 과제를 선제 발굴하여 수출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민간 기업은 공공기관 대비 최신 방위산업 수출정보를 획득하기에는 제한이 있다. 따라서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등 공공기관에서 작성하여 발간하는 해외시장분석 자료와 해외 무관 및 무역관에서 제공하는 방위산업 정보, 절충교역 등 해외 글로벌 방산기업이 필요로 하는 소요 등 다양한 정보를 토대로 해외 소요 기반 과제를 발굴한다면 실적이 저조한 업체 주도(상향식)의 수출형 R&D 지원사업 성과를 대폭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해외 소요 기반 과제를 바탕으로 방위산업 중소기업 대상 품목지정 공모(하향식)를 통해 강소 기업을 육성한다면 중소기업의 수출경쟁력 약화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다음으로 중·장기적으로는 한정된 인력으로 사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기에는 제한이 있다. 따라서 수출형 R&D 지원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인력 충원은 예산 등의 문제로 조기에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중·장기 인력충원계획을 면밀하게 수립하여 추진해야 할 것이다. 또한, 미국, 프랑스, 이스라엘 등의 방위산업 정책 및 제도를 벤치마킹하여 수출을 위한 R&D의 패러다임 전환 및 지원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프랑스의 국제공동연구개발과 정부 주도 방위산업 정책과 이스라엘의 수출을 전제로 한 무기체계 개발이 그 예이다.
이와 같이 방위산업 수출성과 극대화를 위해 수출을 전제로 한 무기체계 개발은 선행연구 및 사업추진 기본전략 수립 시 무기체계의 해외시장성 고려를 의무화해 기존 내수 위주 획득 방식에서 수출지향적 획득 방식으로의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
 
방위산업 수출 진흥을 위하여 정부는 이미 지난해  7월 120대 국정과제를 확정했다. 국정목표 5번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하에 106번 과제 “첨단전력 건설과 방산수출 확대의 선순환 구조 마련”이 포함됐다. 더불어 4차 산업혁명 시대 방위산업을 경제성장을 선도하는 첨단전략산업으로 육성하여 경제안보와 국가안보 간 선순환 관계를 유도하고, 도전적 국방 R&D → 첨단무기체계 전력화→ 방산수출로 이어지는 방위산업 생태계를 구축하여 국가 먹거리 산업화를 추진하기로 하였다. 그 주요내용은 ① 범정부 차원의 방산수출지원 체계 마련, ② 맞춤형 기업지원을 통한 수출 경쟁력 강화, ③ 방산수출 방식 다변화, ④ 한미 국방상호조달협정 체결을 통한 방산협력 확대 등으로 되어 있다.
더불어 방위산업 분야 상호 시장개방을 바탕으로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 참여기회를 확대하고 안보동맹를 공고화하기로 하였다.
 
방위산업 수출에 대한 정부의 역할

현재 취약한 방위산업 수출 컨트롤 타워를 대신할 새로운 조직 편성을 추진함으로써 방위산업 수출 선진국 도약에 필요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더불어 향후 방위산업 수출 다변화를 위해 방위산업 신시장 개척을 위한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세계 방위산업 시장에서 절충교역의 수혜국이었던 우리나라는 이젠 수출이 확대됨에 따라 절충교역 의무국으로서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방위산업 업체들의 수출 절충교역 의무이행 능력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수출 대상국들이 자국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절충교역 적용 비율 또한 높이고 있어 업체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다수 연구자들은 동 업체들이 수출 절충교역 의무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실증적 논리가 없어 특혜 논란과 국민적 공감대 형성 부족 등 정부 지원은 정책적으로 발전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수출 절충교역 통계자료가 존재하는 미국을 통해 수출 절충교역 의무가 방위산업 수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실증 분석한 결과, 수출 절충교역 의무가 방위산업 수출을 저해하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이를 통해 방위산업 수출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절충교역 잔여 의무액을 줄여야 하며, 이것은 의무 발생액을 낮추고 이행 인정액을 높이기 위한 동 업체와 정부의 노력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해 11월 24일 개최된 방산수출전략회의에서 “방위산업은 미래 신성장 동력이자 첨단산업을 견인하는 중추”임을 강조하면서 미래전의 게임체인저급 무기체계를 개발할 수 있는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방산기업의 연구·투자 여건을 개선하며 방위산업의 구조를 내수 중심에서 수출 위주로 전환해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는 철저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면서 방산 수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다. 이를 위해 방산 수출이 원전, 건설 분야 등 산업협력으로 확대되도록 범정부 방산 수출지원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한 점에서도 드러난다.
 
국가별 맞춤전략 확대

무기체계 개발 시 작전적 요소는 필수사항으로 고려하나 수출산업화 요인은 여전히 선택사항으로 고려하는 현행 무기 획득 체계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기체계 개발 초기 단계부터 국제 공동개발 사업을 확대하여 글로벌 시장 선점과 정부예산 절감 및 첨단기술 획득을 도모하고, 여러 국가와의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국가별 맞춤 전략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첨단전략무기를 포함한 국산 무기는 미국이 제공한 절충교역의 결과로 개발된 경우가 많고 미국의 제재 여부에 따라 제3국 수출에 제한이 따를 수도 있어 미국의 승인 없이 방위산업 수출을 극대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므로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 참여기회를 확대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또한, 전 세계 무기 수요는 첨단무기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첨단부문 무기체계 개발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 무기 수출량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문은 첨단부문에 속하는 것은 항공기와 미사일로, 기동화력, 함정 등의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는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를 고려할 때 첨단부문 무기체계에 대한 투자 확대가 요구된다. 첨단무기는 과학기술 또는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게 되면 개발기간이 단축되고 그 성능이 고도화할 수 있으므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협조가 필요하고, 「대외무역법」의 규정상 수출입과 전략물자의 관리에 대해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부처이므로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략물자관리원 등의 지원이 따라야 한다.
방위산업 수출이 확대되면 그 연관효과로 원자력 발전, 해외 건설 등의 수주가 늘어나고 석유, 가스 등의 에너지원 확보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기 수입 시 일부 국가에 대한 절충교역 적용 제한 규정 등의 제도적 한계로 인하여 절충교역 성과가 하락하고 있으므로, 절충교역 확보 비율 규정 강화 방안 등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 방산 수입액이 과거(2012~2016년) 5년 대비 최근(2017~2021년) 5년에 1.7배만큼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절충교역 확보가치 실적은 10% 이하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어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기원 필진 주요이력 

▲2012년 1월부터 2년간 미국 우드로윌슨센터에서 2년간 객원연구원으로 파견근무 ▲ 2014년 국회 국방위원회 전문위원을 거쳐(2016년 8월부터 2년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수석전문위원) 2018년 7월부터 2년간 외교통일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을 역임 ▲2021년부터 아주경제 로앤피 고문(아주경제 객원기자)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초빙교수 ▲법무법인 대륙아주(유한) 입법전략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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