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여전사 대표 만나 "건전성 관리 신경 써달라" 주문

2023-01-1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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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아주경제 DB]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향후 건전성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써줄 것을 당부했다. 서민‧취약계층 등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도 주문했다.
 
이복현 원장은 17일 여신금융협회 주재로 열린 ‘여전사 CEO(최고 경영자) 합동 신년 조찬 간담회’에 참석해 이 같은 의사를 전했다.
 
이 원장은 일단 지난해 금융시장을 덮쳤던 ‘자금경색’ 사태는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봤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를 통해 20개 여전사에 약 1조7000억원을 지원했다. 소형업체의 어려움도 함께 해소하고자 신용보증기금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지원대상을 기존 신용등급 A-에서 BBB-까지 확대했다.
 
이외 다양한 금융규제 유연화 조치도 병행했다. 작년 11월 주가연계증권(ELS) 위험회피(헤지) 자산에 대한 여전채 편입 비중을 기존 12%에서 8%로 낮춘 조치를 유예했다. 원화 유동성 비율도 100%에서 90%로 낮췄다. 동시에 여신성 자산 대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져(위험 노출) 비율은 기존 30%에서 40%로 높였다.
 
그 결과 여전사 스프레드는 작년 12월 13일 255bp(1bp=0.01%포인트)에서 한 달 만에 188bp까지 떨어졌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여전채가 국고채보다 약세를 보인다는 뜻으로 그에 비례하게 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진다.
 
이 원장은 “최근 여전사의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되고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다만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유동성 및 신용 위험이 가시화할 수 있다고 봤다. 여전사는 시장성 차입 의존도가 높아 금융시장 변동에 취약한 구조적 약점이 있다. 따라서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반영해 비상자금 조달계획을 보완하고 자산‧부채 관리시스템(ALM)을 실효성 있게 개선할 것을 요청했다. 위기 발생 시 자체 위기대응체계 구축 방안의 필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연체율 증가’ 위험에 대한 선제적 대응도 요구했다. 여전사의 다중채무자 비중은 56.1%로 은행(27.4%), 상호금융(34.2%)보다 훨씬 높다.
 
이 원장은 “실물경기가 위축될 경우 한계 차주를 중심으로 상환 여력이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며 “연체 전 이율 등 선행지표를 활용하거나 스트레스 테스트를 주기적으로 실시해 위험요인을 선제적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손충당금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적립하고 충분한 사내유보 금액을 확보하는 등 손실흡수능력 확충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덧붙였다.
 
서민·소상공인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도 당부했다. 최근 일부 여전사가 위험성 관리 차원에서 대출 취급을 축소한 걸 겨냥한 발언이다. 이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적극 나서줄 것도 주문했다.
 
향후 여전사의 발전을 돕기 위한 다양한 제도 개선 의지도 밝혔다. 우선 여전사와 빅테크(대형기술업체)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규제차익을 해소하겠다고 했다. 여전사의 미래 먹거리인 ‘빅데이터’가 신사업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할 것도 약속했다. 세부적으로 데이터 활용(결합·분석·판매) 과정에서 법규가 발목을 잡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단 의사를 밝혔다.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개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겠단 뜻도 밝혔다. 이 원장은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실제 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확대하고 부수 업무도 폭넓게 허용하겠다”며 “각종 보고‧신고 의무 중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부분도 최대한 간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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