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둔화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는 유로존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 대비 9.2%(속보치) 뛰었다고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에너지 가격이 1년 전보다 25.7% 뛰어 물가 인상을 견인했다. 다만 작년 10월 41.5%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11월 34.9%, 12월 25.7% 등으로 상승 폭이 계속 줄고 있다.
최근 유럽의 온화한 날씨 영향으로 난방 수요가 크게 줄어 천연가스 가격 내림세가 지속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고물가의 또 다른 주범으로 지목된 식료품·주류·담배 물가상승률은 13.8%로, 전월 13.6%보다 소폭 올랐다. 공업제품은 6.4%, 서비스 가격은 1년 전보다 4.4% 뛰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사용하는 지표(HICP)를 기준으로 환산한 주요 국가별 물가상승률(추정치)을 보면 경제 규모 1위 독일의 물가상승률은 11월 11.3%에서 12월 9.6%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프랑스의 물가는 7.1%에서 6.7%로, 스페인 6.7%에서 5.6%, 이탈리아는 12.6%에서 12.3%로 각각 소폭 둔화했다. 에스토니아(17.5%), 리투아니아(20%), 라트비아(20.7%) 등 발트 3국도 전월보다는 상승 폭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유로존에서 인플레이션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오고는 있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 기조는 당분간은 계속될 전망.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지난 1일 크로아티아 언론과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목표치인 2%대까지 끌어내리기 위해 ECB가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CB는 지난해 7월 이후 기준금리를 2.5%포인트 끌어올렸다. 다만 직전 마지막으로 열린 지난달 통화 정책회의에서는 인상 폭을 종전 0.75%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낮추며 속도를 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