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레이스] 변협회장 후보에게 바란다...여성‧청년·사내 변호사 '고충'

2023-01-0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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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변호사 "경력단절·성폭력 문제해결 시급"

(왼쪽부터) 김영훈 변호사, 안병희 변호사, 박종흔 변호사 [사진=아주경제DB]

오는 16일 치러지는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김영훈‧안병희‧박종흔 후보에게 유권자들이 현재 변호사들이 처한 문제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나 정책을 구상해 달라고 주문했다. 여성 변호사들은 '경력 단절과 직장‧업계 내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청년 변호사들은 취업 및 개업 관련 정보가 미비하다고 호소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는 16일 당선될 제52대 변협회장은 다음 달 말부터 2025년 2월까지 회무를 전담하게 된다. 김영훈 변호사(60‧사법연수원 27기)는 기호 1번, 안병희 변호사(61·군법무관 7회)는 기호 2번, 박종흔 변호사(56·군법 10회·31기)는 기호 3번이다.

김학자 여성변호사회장(56‧26기)은 전체 유권자의 약 30%를 차지하는 여성 변호사를 대표해 출산이나 육아로 인한 여성 변호사의 경력단절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할 현실적인 방법을 구상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 회장은 "여성 변호사들은 출산과 육아로 인해 경력 단절 문제를 겪고 있다"며 "육아 위탁 시스템 등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직장 및 업계 내 만연한 성폭력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여성 변호사들이 직장 내 성폭력이나 성희롱을 많이 호소하고 있는데, 문제시되는 경우는 극히 소수"라며 "그런 고충을 제도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대안을 말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익명을 요구한 A여성변호사도 "최근 단톡방(카카오톡 단체카톡방)에서 한 남성 변호사가 여성 속옷을 언급했는데 상당수의 여성들이 충격을 받았다"며 "일반 기업에서 성인지 감수성을 키우기 위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데, 변호사들에게 더 필요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변호사 숫자가 급증하는 현실에 갓 진입한 청년 변호사들은 급여는 갈수록 줄고 변호사에 대한 처우는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익명을 요청한 로스쿨 출신 B변호사(30)는 "어쏘 변호사로서 한계를 느낀다. 개업할 경우 정보가 부족해 협회를 통해 정보를 얻고 지원받을 수 있으면 좋겠는데, 이런 시스템이 아직 미비하다"며 "새로 들어설 협회 집행부가 이런 문제에 대해 공감대를 이루고 도와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약 4000명의 유권자를 대표하는 김성한 사내변호사회장(49·33기)은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로펌 소속이나 개인 변호사들만을 위주로 구상한 내용이 많아 아쉽다고 토로했다.

김 회장은 "사내 변호사 숫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며 "(후보들은) 주로 송무 변호사와 개인 변호사 위주로 정책을 구상하고 있는데, 폭넓게 사내 변호사들을 위해서도 정책을 많이 만들어주고 예산도 많이 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영훈 후보는 대전지법 판사와 대전지법 천안지원 판사를 역임하고 수원지법 판사를 끝으로 2005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한국도산법학회 감사 △대한변협 부협회장 △대한변협 국공선변호사회 초대 회장 등을 지냈다. 변협 부협회장으로서 변호사들의 자본 종속을 막기 위한 공공 법률플랫폼 '나의 변호사' 출시에 크게 일조했다.

안병희 후보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조정위원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 △대한변협 감사 △스폰서 검사 특검팀 △대한변협 총회 부의장 △생존권수호 및 법조 정상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생변) 공동대표 등을 역임하며 직역수호 활동을 해왔다.

박종흔 후보는 △서울지방변호사회 상임이사 △서울중앙지법 조정위원 △대한변협 인권위원 △서울중앙지검 형사조정위원 △대한변협 세무변호사회장 △대한변협 수석부협회장 △대한변협 교육이사, 재무이사 △대한변협 변호사연수원 원장 등 다양한 활동을 한 이력이 있다.

이번 선거는 결선 투표 없이 본투표만으로 진행된다. 또 전자투표 없이 투표용지를 이용한 현장 투표만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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