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보험권도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 상품 '햇살론' 판매에 나섰지만 해당 사업 지속성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반응들이 적지 않다. 지난해 금리 상한 제한 부담으로 일부 저축은행들이 햇살론 판매를 중단한 가운데 보험사 역시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서민금융진흥원이 새해 금리 상한을 연 10.5%에서 연 11.5%로 1.0%포인트 인상했지만 역마진 우려는 여전하다는 시각이다.
3일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그간 햇살론을 취급하지 않던 보험사들도 최근 관련 상품을 운용하는 금융사에 포함됐다. 지난달 30일 삼성생명을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 중 KB손해보험이, 하반기에는 미래에셋생명, 삼성화재, 한화생명, DB손해보험이 참여한다. 이어 2024년 상반기에는 현대해상, 하반기에는 교보생명까지 총 8개사가 순차적으로 관련 상품을 취급할 예정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간 햇살론 최고 금리가 연 10.5%로 제한돼 있어 금리 인상 기조 속에 햇살론을 운영 중인 제2금융권 비용 부담이 상승해 보험권도 예외는 아니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지난달 햇살론 조달 금리는 5.2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조달 금리도 함께 인상되는데 이 때문에 역마진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저축은행권을 예로 들면 관련 업계 햇살론 평균 금리가 연 9.6% 정도인데 조달 금리를 합치면 햇살론 금리가 단순 계산으로 연 13%를 넘어가게 된다. 그러나 최고 금리는 연 10.5%로 제한돼 마진을 남기기 힘든 상황이 됐다. 이에 신한저축은행 등 일부 저축은행들은 햇살론 상품 운영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보험권은 자본 규모가 저축은행보다 커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는 타격이 덜하겠지만 관련 사업 부문에서 부실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조달 금리도 추가로 같이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상품을 취급할 보험사들이 대부분 대형사라 전체 실적에서 큰 타격은 없겠지만 관련 사업 부문에서 부실 우려가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어 "서민금융진흥원이 최근 이 같은 우려에 올해 관련 금리 상한을 연 11.5%로 기존보다 1.0%포인트가량 인상했지만 역마진 우려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문에 중소형 보험사들은 햇살론 사업에 뛰어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저소득·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정책금융상품이다 보니 다른 대출 상품 대비 미회수 가능성이 커 관련 사업부문에서 부실 리스크는 항상 도사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울러 햇살론 자체가 정책 상품이라 사업을 진행하는 여러 측면에서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 보험권도 저축은행권처럼 잡음이 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