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공지능(AI) 연구 분야 선구자인 김진형 인천재능대 총장이 학교법인 이사장과 갈등을 이유로 30일 총장직에서 사퇴했다. 취임 1년여 만이다.
31일 교육계에 따르면 김 총장은 전날 인천재능대 교직원에게 보낸 이임인사에서 "오늘로 인천재능대를 떠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대학교를 AI 프런티어로 만들어 보겠다는 포부를 갖고 저의 마지막 소명으로 알고 시작한 총장 업무를 겨우 1년 4개월 만에 내려놓게 되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사립학교 운영에서 이사장 자주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을 지지하나 학교에는 학생을 교육해야 하기 때문에 공공성이 보장되어야 하는 특수성이 있다"며 "이 자주성과 공공성의 조화는 사립학교법과 학교법인 정관에 명시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총장으로서 정관에 명시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고 부임했지만 관행적 현실은 많이 제한적이었다"면서 "사학법 정신의 온전한 구현과 궁극적으로 대학 발전을 위한 저항으로 사직을 결정했다"며 교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김 총장은 퇴임 당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내용을 담은 이임인사를 공개하면서도 "그동안 힘을 합하여 같이 일했었던 교수님들과 헤어지는 것과 하던 일을 중단한 것은 안타깝지만 해야 할 소리를 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지난해 9월 1일 인천재능대 제17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우리나라 1세대 소프트웨어 개발자이자 국내 AI 연구 분야 선구자인 김 총장은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에서 시스템공학 석사·전산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과장,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 초대 위원장, AI연구원 초대 원장 등을 역임했다.
재능학원은 지난 29일 이사회를 열고 인천재능대 제18대 총장으로 이남식 박사를 임명했다. 신임 총장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