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는 기업집단 카카오 소속 KCH가 규정을 어기고 자신이 보유한 카카오, 카카오게임즈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한 데 대해 시정명령(향후 금지명령)을 내리고 KCH 법인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15일 밝혔다.
KCH는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카카오 지분 10.51%를 보유해 김범수 센터장(13.27%)에 이은 2대 주주다. 카카오게임즈 지분은 0.91% 보유하고 있다.
KCH가 2020년과 지난해 벌어들인 전체 수익의 95% 이상은 금융수익(배당·금융투자수익)이다.
공정거래법은 상출집단 소속 금융·보험사가 금융이나 보험 사업 운영을 통해 축적된 자금을 계열사에 출자해 지배력을 확장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의결권 제한 규정을 두고 있다. 보유한 자금을 총수의 경영권 승계나 지배력 유지·강화에 이용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려는 취지다.
그러나 KCH는 2020년과 지난해 카카오 정기 주주총회에서 14차례, 카카오게임즈 주주총회에서 11차례 의결권을 행사했다.
이 중 2020년 카카오 주주총회에서 의결된 '이사회 소집기간 단축' 안건은 KCH가 규정을 준수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면 부결됐을 것으로 파악됐다.
KCH는 조사·심의 과정에서 '금융·보험사가 아니라고 판단해 의결권을 행사했다'고 주장했으나 공정위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금산분리 규정을 적용받지 않지만, KCH는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의 최다출자자가 아니므로 법령상 지주회사가 아니라고 공정위는 밝혔다. 금융보험업을 영위하기 위해 주식을 취득하는 경우 등 의결권 제한 예외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김 센터장이 작년까지 대기업집단 지정자료 제출 때 KCH를 비금융사로 분류한 데 대해 '지정자료 허위제출' 책임을 묻지는 않았다.
다만 이와 별개로 김 센터장이 일부 친족 자료 등을 누락한 혐의에 대해서는 조사를 마치는 대로 제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