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 독점으로 3배 판매량 늘렸던 삼성전자, 애플페이 한국 상륙에 우려 커진다

2022-12-13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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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연내 서비스 초읽기···삼성페이 국내 독점적 지위 영향 받을 가능성 높아

애플의 스마트폰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가 조만간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돼 국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삼성페이와 맞부딪칠 전망이다. 페이 서비스가 출시되면서 삼성전자 스마트기기의 판매량이 3배 늘어난 전례를 감안하면 애플이 국내 시장을 다시 한번 뒤흔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애플페이는 이르면 올해 안에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보조금 문제로 출시가 미뤄지고 있으나 해당 문제만 해결되면 조만간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페이의 국내 진입은 그동안 삼성페이의 독점 수준이던 페이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온·오프라인을 합산한 간편결제 시장의 비중은 삼성페이 등 휴대폰 제조사 서비스보다 전자금융업자의 비중이 높다. 그러나 오프라인에서는 삼성페이가 거의 독점적 위치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018년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당시 20조원의 오프라인 결제 중 81.6%가 삼성페이가 활용하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으로 이뤄졌다. 당시까지 삼성페이와 경쟁하던 LG페이는 지난해 4월 LG전자의 휴대폰 사업 철수로 동력을 잃은 것을 감안하면 최근 삼성페이 이용 규모가 90%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애플페이가 국내 시장에 진입한다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 애플페이는 삼성페이보다 앞선 2014년부터 시작해 지금은 글로벌 70여 개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업력도 길고 서비스 국가도 다양한 만큼 삼성페이 이상으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빠르게 서비스를 안정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동안 삼성페이의 편리함 때문에 삼성전자 스마트기기를 구매한 고객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생긴다는 의미다.

실제 과거 삼성페이가 처음 도입됐을 때도 이같이 페이 서비스에 반한 고객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페이는 2015년 출시된 갤럭시 노트5와 갤럭시 S6 엣지플러스에 처음으로 적용돼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삼성페이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들 스마트기기가 그야말로 흥행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2015년 8월 출시된 갤럭시 노트5의 경우 출시 한 달 만에 국내에서 5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같은 해 4월 출시된 갤럭시 S6의 30만대 판매고를 뛰어넘는 규모다.

통상 노트 시리즈보다 S시리즈가 많이 팔린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기록이기도 하다. 실제 2014년 9월 출시됐던 갤럭시 노트4는 한 달 동안 13만대가량의 판매고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1년 만에 노트 시리즈의 판매고가 3배가량 뛰어오른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흥행돌풍을 주도한 요소로 삼성페이를 첫 손가락에 꼽았다. 이후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기기로 삼성페이를 모두 활용할 수 있게 됐기에 향후 이 같은 판매고 성장세를 확인할 수는 없으나, 매년 삼성페이 결제 규모가 지속적으로 달라지는 등 여전히 페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금까지는 이들 고객이 대안이 없이 삼성페이만을 활용해 왔지만 이제는 애플페이라는 새로운 서비스에 뺏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시간이 애플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지난 7월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국내 전체 연령대에서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비율은 66%로 높았지만 20대 청년층에서는 아이폰 사용률이 52%로 절반을 넘었다. 아직 통계로 나타나지는 않았으나 10대에서도 아이폰 사용률이 과반수인 것으로 파악된다.

향후 10·20대 과반수가 애플페이로 간편결제 서비스 경험을 누적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이들이 좀 더 성장해 본격적으로 소비를 하는 시간이 온다면 애플이 국내 스마트폰과 간편결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애플에 대한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10·20대가 애플페이 사용 경험까지 많이 쌓인 상태로 커 나간다면 향후 국내 시장도 삼성이 유리한 위치에 있을 것으로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페이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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