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지난 5년간 진행돼 온 과도한 규제를 정상화한 것에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는 장기적인 비전을 보고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앞으로는 최소 50년, 100년을 가는 건물을 지어야 하는 상황이고 재건축 사업은 최소 10년에서 20년까지도 긴 호흡으로 진행된다”며 “정부는 정책에 대한 일관성을 유지하고 사업 추진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정부와 서울시는 최근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해 도심지 쪽에서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규제 완화는 앞서 과도하게 제한했던 부분을 원상 복구시킨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앞서 구조안전 가중치를 50%로 지정했던 것은 너무 과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개선안 자체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지만 고금리와 거래절벽이 이어지는 부동산 시장에는 큰 변화를 주기 어렵다는 견해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기 신도시를 포함해 구도심에 대한 대규모 재정비사업이 필요한 시기에 나온 시의적절한 대책"이라며 "재건축을 억제하는 도구로 활용되던 기존 제도가 앞으로는 촉진제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던 기존 단지들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금리 인상, 부동산 침체 등 좋지 않은 상황이 여전하고 재건축 사업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등을 고려하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승현 대표는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조합 측 부담이 늘어 재건축이 시장에 매력적인 상품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분양시장 청약경쟁률을 보듯 안전진단 완화가 가격 상승과 거래 활성화에는 큰 변화를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덕례 실장은 “이번 조치로 인해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했던 단지들이 사업을 재개할 수는 있게 됐지만 사업이 가시화하기까지는 많은 단계가 남았다”며 “부동산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안전진단 완화를 계기로 리모델링 시장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권대중 교수는 “앞서 재건축이 어렵기 때문에 리모델링 단지들이 늘어났다”며 “리모델링은 건물 모양이 이상해지는 등 오히려 주거 환경을 망친다. 들어가는 자금도 재건축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는 이번 발표를 계기로 리모델링보다는 재건축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