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사장님 울리는 우유…원가 부담 커져도 가격 못 올려 '전전긍긍'

2022-12-0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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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국내 주요 유업체들은 이날 우윳 가격을 일제히 인상해 흰 우유 가격은 대부분 900㎖당 2800원대를 형성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우유 가격 인상 후폭풍이 자영업자를 덮쳤다. 특히 우유와 유제품을 식재료로 사용하는 개인 카페와 베이커리 전문점의 부담이 크다. 

7일 외식업계 등에 따르면 밀크플레이션(밀크+인플레이션)이 동네 상권마저 위협하고 있다. 

카페와 빵집 등 우유와 버터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자영업자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본사가 유업체와 연 단위로 납품계약을 진행하고 점주들에 대한 공급가격을 책정한다. 대량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가격 인상 부담이 개인 자영업자보다 작은 수준이다. 

유업체 관계자는 "본사와 계약하는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는 연간 계약을 하다 보니 연내에 가격이 인상되는 사례가 드물지만 개인 사업장들은 대리점 공급 원가가 오르면 그대로 납품 단가가 높아지는 구조"라며 "대리점과 협의해 납품 가격과 인상 시기를 조정할 수 있지만 한두 달 유예하는 정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인 자영업자들은 가격 인상마저 여의치 않다.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경쟁해왔던 개인 카페나 빵집은 가격 인상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원가 부담이 큰 메뉴를 매장에서 퇴출하는 방안마저 고심하고 있다. 
 
서울 관악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이달부터 우유 가격이 ℓ당 300원씩 올랐고 휘핑 크림은 한 팩에 6600원에서 9000원으로 36%가량 올랐다"면서 "생크림 케이크를 판매하고 있는데 재료값 인상 폭이 너무 커서 올해는 케이크 판매를 중지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유·유제품 대리점과 협의해 가격 인상을 유예해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대전에서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대리점과 협의한 끝에 내년 3월까지 가격 인상을 유예해 주기로 했지만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원재료 가격 인상분만큼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끊길까 두려워서 함부로 가격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한편 낙농진흥회는 지난 10월 16일부터 원유 기본 가격을 ℓ당 49원씩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7일부터 유업체별로 대형마트 기준 흰 우유 가격을 180~340원(6.6~12.8%) 올렸고 버터와 생크림 등 유제품 가격도 연쇄적으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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