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확산에 시멘트·철강업종 피해 가시화...화물연대-국토부 오늘 첫 교섭

2022-11-27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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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피해 큰 업종에 선별적 업무개시명령 검토

24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앞에서 열린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 총파업 출정식. [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의 총파업이 사흘째 접어들면서, 산업 현장의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 학교 돌봄과 급식 등 민주노총 산하 조직에 이어 서울교통공사, 철도노조 등도 파업을 줄줄이 예고, 올해 노동계의 ‘동투’(冬鬪)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노정은 28일 총파업 시작 이후 첫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가 업무개시명령 발동 준비와 함께 노조의 불법행위 엄단을 천명하면서 사태가 자칫 ‘강대강’ 국면으로 흐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7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으로 산업계의 물류난이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토부는 26일 기준 전국 12개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6929TEU를 기록해 평상시(3만6655TEU)의 20%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건설과 철강 등 주요 산업 현장 역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한국시멘트협회는 25일 기준 출하가 예정된 20만t 가운데 2만t가량만 출하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수도권 주요 출하 기지에서도 출하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레미콘 업계는 오는 29일부터 전국적으로 생산 현장이 가동을 멈출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과 휘발유 등 역시 공급에 악영향을 받고 있다. 철강업체의 철강 출하도 파업 이후 중단돼 현대제철 등은 하루 평균 5만t의 출하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차량 운전자 중 70∼80%가 화물연대 조합원인 4대 정유사도 파업 장기화로 주유소 휘발유·등유 공급 등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화물연대는 정부에 오는 12월 31일 종료되는 안전운임 일몰제의 폐지와 안전운임 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 기사가 과로·과속·과적 운행을 할 필요가 없게끔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고 이를 어기는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도 정규직과의 임금 차별 해소와 급식실 폐암 종합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지난 26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갔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유치원, 초·중·고교 교육 공무직의 12.7%인 2만1470명이 파업에 동참했다. 이날만 전체 급식 실시 유치원, 초·중·고교 중 25.3%에서 급식 등 업무 차질이 발생한 상태다.
 
서울교통공사,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도 구조조정 중단과 인력 증원 등을 주장하며 각각 오는 30일과 내달 2일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편 화물연대는 28일 총파업 시작 이후 처음으로 정부와 정부세종청사에서 관련 교섭에 들어간다. 양측의 공식 대화는 지난 15일 이후 처음이다. 다만 정부가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품목 확대에 반대하고 있어 교섭 타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는 협상을 진행함과 동시에 파업에 대한 압박 수위도 연일 올리고 있다. 정부는 파업이 장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멘트·레미콘 등에 대한 선별적인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 것을 검토 중이다. 오는 29일 국무회의에서 업무개시명령이 심의·의결될 시 2004년 도입 이후 첫 발동 사례가 될 전망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화물연대 총파업과 관련해 비조합원의 물류 운송을 방해하는 불법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윤 청장은 이날 오전 11시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를 방문,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상황을 점검한 자리에서 "핵심 주동자와 극렬행위자, 그 배후까지 끝까지 추적해 예외 없이 사법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전날 “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정상 운행 중인 화물차주들의 안전을 적극 확보해야 한다”며 불법 파업과 관련해 경찰에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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