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내년부터 2027년까지 전국 400여 곳의 노후화 우체국을 지역 특색에 맞게 재건축한다고 밝혔다. 기존 빨간 벽돌의 획일화된 디자인에서 벗어나 지역 특색을 살린 건물을 세워 도시 재생의 모범 사례를 제시한다. 재건축되는 우체국에는 창업 지원 시설과 주민 복지시설도 함께 들어서는 등 우편·보험·예금 등과 연계할 수 있는 주민 복지 서비스도 확대한다.
손승현 우정사업본부장은 "지역 특색에 맞는 우체국을 조성해 주민들에게 더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갈 계획"이라며 "노후 우체국 개선으로 국민들에게 더 나은 우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손 본부장에 따르면 현재 우본이 직접 관리하는 1900여 개 우체국 가운데 지은 지 35년 이상된 노후 우체국의 수는 600여 개에 달한다. 개보수를 통해 시설 안전에 문제가 없는 곳을 제외하고 400여 개의 노후 우체국은 전면 개편할 필요성이 있다. 이에 우본은 올해 1000억원의 예산을 시작으로 5년간 총 9000억원을 투입해 노후 우체국을 재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손 본부장은 "5년에 걸친 사업비 투입으로 침체된 지역 경기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 기관으로서 우체국의 공적 역할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취임 1년을 맞은 손 본부장은 그동안 우체국 공적 역할 강화를 위해 추진한 정책의 대표적인 사례로 복지등기 서비스와 폐의약품 수거를 꼽있다.
그는 "수원 세 모녀 사건처럼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복지 혜택으로부터 소외된 분들이 많다. 이에 우체국은 올해 7월부터 집배원이 가구 주거 환경과 생활 실태를 확인해서 지자체에 알리고, 위기 가구로 판단되는 곳에 복지 정보를 담은 등기우편물을 보내는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1100여 건의 복지등기를 보내 이 가운데 136 가구가 혜택을 보는 등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폐의약품 수거는 반드시 분리수거 해야 하는 가정 폐의약품을 집배원이 대신 수거해주는 서비스다. 주민들이 폐의약품을 약국으로 가져가야 하는 불편을 최소화해준다. 이밖에 우본은 은행 오프라인 지점이 줄어드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4대 시중은행과 협약을 맺고 우체국 금융창구망을 개방했다.
한편 우본 관계자는 "이번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인한 우편·등기 배송 차질은 없을 것"이라며 "택배 노조와 지속해서 협의해서 타협을 이끌어내고, 혹시라도 내년 1월 명절 기간에 택배 노조가 파업을 하더라도 퇴직 집배원 배송, 행정직원 지원, 지역 네트워크 활용 등으로 물류 대란을 막고 국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