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유 가격은 흰 우유와 같이 17일부터 순차적으로 인상된다. 앞서 유업계는 원유 가격 인상으로 흰 우유 가격을 평균 6~8% 인상하기로 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1000㎖ 기준 흰 우유 가격이 3000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가격은 2000원대 후반에 머물렀다.
17일 아주경제가 서울우유·남양유업·매일유업·빙그레 등 주요 유업체를 대상으로 판매 상위 가공유 평균 인상률을 분석한 결과 11.6%(대형마트 낱개 기준) 올랐다. 주요 유업체의 흰 우유 가격 평균 인상률(6~8%)과 비교해 최대 5.6%포인트 높다.
가공유 제품별 인상률은 최대 20% 이상이다. 대형마트에서 매일유업 '매일 가공유'(200㎖) 제품은 이날부터 기존 730원에서 880원에 판매되고 있다. 기존 판매가 대비 20.6%나 오른 금액이다.
100㎖당 판매가는 남양유업 초코에몽이 656원으로 가장 비쌌다. 100㎖당 600원대는 초코에몽이 유일했다. 이어 빙그레 바나나맛우유(573원), 서울우유 커피포리(478원), 서울우유 가공유(475원), 매일유업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463원) 순었다.
가공유 가격 인상 폭이 흰 우유를 크게 상회하면서 일부에서는 유업체의 '꼼수' 논란이 일고 있다. 대표 서민 품목인 흰 우유 가격을 3000원 이상으로 올리면 가격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큰 만큼 기호식품인 가공유 가격 인상 폭을 상대적으로 높였다는 것이다.
내년부터 가공유용 원유 공급가격이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 시행으로 낮아지기 전 가격을 높였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내년 가공유용 원유는 ℓ당 947원에서 800원으로 147원(약 15.5%) 낮은 가격에 공급된다. 원유 가격 인하 후 가격 인상에 대한 저항이 커질 것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섰다는 이야기다.
유업계는 억울함을 호소한다.
유업계 관계자는 "올해 원·부자재, 물류비 등 제조 경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급등했는데 흰 우유에 대해 업체들이 원가를 흡수하면서 인상 폭을 최소화 한 측면이 있다"면서 "포장비 등 원·부자재 비용 등 증가분을 고려해 가공유 제품 가격이 책정한 것일 뿐 흰 우유 손실 보전을 위해 가공유 가격을 과도하게 올린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