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原乳) 가격 인상이 확정되면서 우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연내 흰우유 1리터(ℓ) 가격이 3000원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우유 가격 인상은 유제품과 우유를 원료로 하는 제품의 도미노 인상으로 이어진다. 빵, 아이스크림 등 가격이 인상되는 밀크플레이션(milk+inflation)도 현실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주요 유업체들이 연내에 흰우유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지난 3일 낙농진흥회가 우유 원유 매입가를 ℓ당 52원씩 올리기로 결정하면서 연내에 우유 가격 도미노 인상은 불가피해졌다. 그간 유업계는 원유 가격 인상 후 한두 달 안에 일제히 가격 인상을 단행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선두 업체인 서울우유가 가격을 인상한 이후 후발 주자들이 순차적으로 제품 값을 올리는 식이었다.
이 같은 유업계의 가격 인상 관행은 올해도 깨지지 않고 계속될 전망이다. 작년 우유 가격 인상률은 3~5%에 달했다. 올해는 그보다 더 높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작년에는 원유 가격이 1ℓ당 21원 올랐다. 당시 서울우유는 이를 기준으로 대형마트 판매가를 200원 인상했다. 통상 원유 값 인상분의 10배가 적용되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인상 폭은 500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흰우유 가격이 3000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서울우유 흰우유(1ℓ)’ 소비자 가격은 전국 평균 2758원, ‘매일우유 오리지널(900㎖)’은 2715원이다.
유업계는 인상 폭과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서민이 즐겨 마시는 우유 가격(1ℓ)이 3000원을 넘으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업체들의 고심이 깊다.
유업계 관계자는 "원유 가격이 오르면 인상분을 반영해 우유 가격을 올린다"면서 "현재 인상 시기와 인상 폭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다만 우유와 라면 등은 생필품 개념이 크기 때문에 가격 저항선이 있는 만큼 내부에서도 얼마나 올릴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밀크플레이션이 본격화 할 것이란 우려도 크다. 우유 값이 오르면 우유를 원료로 하는 빵, 아이스크림, 커피, 과자 등 가공식품 가격도 들썩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원유 가격이 인상되면 원가 부담이 커지는 것은 맞지만 정부의 물가 기조, 소비자 부담 등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상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며 "다만 당장 인상 계획은 없다. 우선적으로 인상 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가를 절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후 상황을 지켜본 뒤 가격 인상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