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제17차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 참석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해 적극적으로 기여해 나가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특히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 "규칙 기반의 해양 질서를 수호하는 평화와 번영의 바다가 돼야 한다"면서 "국제법의 원칙에 따라 항행 및 상공 비행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고 긴장을 고조하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향해 '규칙에 근거한 질서를 훼손하고 타국의 주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것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역시 미국과 일본이 중국의 역내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는 용어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한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계를 격상하기 위해 기존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을 대신하는 '한·아세안 연대 구상'을 발표했다. 2024년에 한·아세안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고 교역과 투자를 2배 가까이 늘리는 것이 목표다.
기존 정책이 미‧중 갈등과 같은 외교‧안보 문제에 거리를 두고 '경제'에 집중됐다면 연대 구상은 경제와 함께 '전략적 접근'을 추구한다. 이를 두고 아세안 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미국과 보조를 맞추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고위 관계자는 "우리가 주요국의 전략적인 경쟁은 아랑곳하지 않고 중상주의적 이익만 좇겠다고 하면 오히려 (국제 정세의) 미묘한 변화를 놓치고 실수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인도‧태평양의 핵심인 아세안 지역의 평화와 안정은 대한민국의 번영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과도 직결된다"면서 "안보, 경제 분야의 협력 강화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 기술 협력, 에너지 분야의 협력을 보다 강화하겠다. 디지털과 보건 분야의 협력도 책임 있게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건희, 공식 행사 대신 '심장병 환아' 위로···오드리 헵번 '흉내 내기' 논란도
윤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는 아세안 회의 개최국인 캄보디아가 준비한 각국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 참여 대신 현지 '선천성 심장질환 아동(14세)' 관련 일정을 소화했다.
김 여사는 11일 한국인 의사가 세운 현지 무료진료소 '헤브론 의료원'을 방문해 어린이 환자들과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당초 12일에는 캄보디아가 준비한 앙코르와트 사원 방문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헤브론 의료원에서 김 여사를 만나길 희망했지만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해 만나지 못한 아동의 집을 찾았다.
일각에선 김 여사가 외국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을 따라 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김 여사가 심장병 아동을 안고 있는 모습이 과거 헵번이 아프리카 봉사활동 중 찍은 사진과 비슷해서다. 김 여사는 예전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 부인 재클린 케네디 여사를 따라 했다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