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정진상 당대표실 정무실장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에 침묵했다. 대신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 명단과 영정을 공개해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 압박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같은 날 이뤄진 정 실장 관련 검찰의 중앙당사와 본청 당대표 비서실 압수수색 시도에 아무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는 회의를 마친 후 ‘검찰의 수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등 취재진 질문에도 답변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다만 이날 최고위에서 다른 의원들의 입을 통해 검찰 압수수색 시도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제대로 되지 못한 증거로 야당 대표를 옥죄고 있는데 과연 이것이 모두 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날 때는 누가 책임지는 것이냐”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책임지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책임져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대신 이 대표는 이날 이태원 참사의 정부 책임론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세상에 어떤 참사에서 이름도, 얼굴도 없는 곳에 온 국민이 분향을 하고 애도를 하느냐”라며 “유족들이 반대하지 않는 한 이름과 영정을 당연히 공개하고 진지한 애도가 있어야 한다. 숨기려고 하지 마라. 숨긴다고 없어지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제(8일) 김은혜 수석 등 관계자들이 참사 원인 규명을 위한 질문 과정에서 ‘웃기고 있네’ 메모를 하다가 문제가 됐다. 이게 웃기냐”라며 “명백한 정부 과오로 생명을 잃었는데 그 원인을 규명하는 장이 웃겨 보이느냐”라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진지한 성찰과 사과가 반드시 필요하다. 총리부터 사퇴하는 것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라며 “형벌로 책임지는 책임도 있지만, 국민의 삶과 안전을 책임지는 정치적 책임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