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군제는 '독신자의 날'이란 뜻이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산하 온라인쇼핑몰 티몰이 2009년 11월 11일 싱글들을 위해 만든 온라인 쇼핑의 날로, 오늘날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자리매김했다. 11월 11일, 쌍십일이라는 뜻에서 '솽스이(雙十一)'라고도 불린다.
中광군제, 소비 심리 끌어올릴까
광군제에서의 판매량으로 중국인의 구매력을 가늠할 수 있는 만큼, 이는 내수 경기의 바로미터로도 여겨진다. 특히 올해 광군제 매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맞는 세 번째 광군제인 데다 소비 부진 속에서 중국 소비 심리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여겨졌다.내수 경기도 여전히 좋지 않다. 8월에 5%를 웃돌았던 중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이 9월에는 2.5% 증가에 그쳐, 다시 2%대로 주저앉았다. 10월에도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는 데다,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산적해 있기 때문에 소매판매 증가율이 둔화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광군제의 판매 실적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주간지 신원저우칸이 최근 약 2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 절반 이상이 광군제 쇼핑 예산을 줄였다고 대답했다. 응답자의 약 40%는 올해 광군제 예산을 전년 대비 30% 줄였으며, 15%만 지난해에 비해 올해 예산을 늘렸다고 전했다.
응답자 중 70%는 올해 쇼핑 행사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지만, 예산을 2000위안(약 39만원) 이하로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SCMP는 "이는 중국 소비자의 심리를 반영한다"면서 "인플레이션과 고용 등을 포함해 경제 상황에 대한 걱정 때문에 이들은 더 많은 돈을 저축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낙관적인 의견 나오기도...사전 판매 첫날 '호실적'
이러한 우려에도 일각에선 올해 광군제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올해도 지난해처럼 더 빨리, 더 길게 진행된 데다 중국 당국의 소비 진작책에 힘입어 광군제 기간 소비 수요가 방출, 막바지에 이른 올해 경제에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예상되면서다.티몰은 광군제를 지난 24일 사전 예약을 시작으로 내달 11일까지 약 한 달간 진행한다. 그동안 매년 11월 11일 하루에만 광군제 행사를 해왔는데 지난 2020년부터 판매기한을 두 차례로 나눠서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도 1차 판매는 10월 31일~11월 3일까지 나흘간, 2차 판매일은 11월 10~11일 이틀간 진행된다. 소비자 입장에선 광군제 기한이 나흘간 진행했던 지난해보다 이틀 더 늘어난 셈이다.
티몰에 앞서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닷컴과 가전업체 쑤닝도 각각 20일, 21일부터 사전 판매를 시작한 상태다. 이들 업체는 소비자들의 소비 욕구를 끌어올리기 위해 소비 쿠폰 등 다양한 혜택을 내놓았다.
그 결과 티몰은 지난달 31일 광군제 1차 판매 개시 1시간 만에 102개 브랜드가 1억 위안을 돌파했다고 중국 경제 매체 매일경제신문이 2일 보도했다. 이 중 특히 중국 토종 브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102개 브랜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특히 블랙디어, 무가오디, 네이처하이크 등 중국 로컬 브랜드들은 개시 1시간 만에 거래액이 지난해 판매 첫날 하루 매출을 뛰어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타오바오도 개시 1시간 동안 진행된 라이브방송의 시청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0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징둥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보였다. 같은 시간 티몰과 광군제 행사를 시작한 징둥 플랫폼에선 개시 1분 만에 가전 판매액이 10억 위안을 돌파, 10분 만에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 10분 만에 7개 중국 본토 가전 브랜드의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