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로 일하면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분명 정신적 고통이 크죠.”
일선 경찰관으로 근무하며 이태원 참사에 무력감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 경찰관 A씨는 이렇게 답했다. 그는 소속과 이름이 밝혀지지 않는지 두 번, 세 번 확인하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어차피 무슨 말을 해도 욕만 먹는다” “인터뷰해봤자 뭐 달라지는 것도 없지 않느냐”는 경찰관들의 반응에서 여론의 뭇매에 지친 그들의 정신적 피로감을 느낄 수 있었다.
사고 당시에 근무하진 않았지만, 이후 수습 과정에 투입됐다는 A씨는 “경력을 좀 더 배치해 선제적 조치를 했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지 않겠냐는 비판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선을 넘은 비난에는 정신적 고통이 크다”고 토로했다. 그는 “소방관처럼 영웅이 되기는 바라지 않지만, 욕받이라도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경찰관 B씨(27)는 “현장에서 최선을 다한 경찰관들이 분명히 있음에도 언론은 경찰을 비난하기 바쁘다”며 “밤낮 바뀌어 가며 일하고 힘든 것을 누가 알아주진 않아도 경찰이라는 이유로 욕이라도 안 먹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런 와중에 경찰 수뇌부는 실무자를 탓하며 면피를 꾀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112 신고 대응이 미흡했다”고 발언해 경찰들의 반발을 샀다. 이태원 파출소 소속의 한 경찰관은 경찰청 내부망 폴넷에 “청장님의 발언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 용산서 직원들은 무능하고 나태한 경찰관으로 낙인찍혀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는 비판 글을 게시했다.
A씨는 “내부망에 올라온 글에 공감한다”며 “누군가를 징계하거나 책임소재를 찾기 위해 급급하기보단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과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B씨도 “이번 사건뿐 아니라 사건 발생 때마다 누군가 옷 벗을 사람을 찾는 게 아니라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법적 제도와 경력 운용 개선이 더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찰관들의 정신적 고통을 외면하는 경찰청에도 불만을 표출했다. B씨는 “경찰 내부 인력의 고충을 들으려는 노력보다 쉬쉬하는 게 더 많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어떻게 고충을 해소하려 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지원이 미비하다”고 털어놨다. A씨도 “정신적 고통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가 존재하는지도 모르겠다”며 “있다고 하더라도 형식적인 수준에 그친다”고 덧붙였다. 정신적 고통을 어떻게 해소하느냐는 질문에는 “직원들끼리 서로 응원하며, 사건 사고 발생을 막기 위해서 지친 심신을 다 잡을 뿐”이라고 말했다.
경찰청 복지정책담당관은 어떤 대책을 계획 중이냐는 질문에 "‘긴급 심리지원이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그는 “서울청에서 희망자를 취합받고 있고 긴급한 사람들은 현재 지원 중”이라고 부연했다. 형식적이라는 비판에는 “접근성이 부족하다는 부분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며 "마음 동행 센터 상담사 증원을 추진 중으로 올해 5명이 늘었고 내년 10명을 충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경찰심리지원제도를 더 촘촘하게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경찰은 최일선에서 근무하고, 치안 관리에 대한 책임감과 살리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가질 수 있어 후유증을 만들기 더 쉽다“고 경고했다. 또 ”잘잘못을 떠나 경찰이 업무 증가로 격무에 시달리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며 ”번아웃을 겪기 쉽고, 실제로 우울증,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가장 많이 나타나는 직종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경찰청의 대응에 대해서는 ”얼마 전부터 심리상담 지원이 시작됐지만 아직 미흡하다“며 ”실제로 찾아가서 검사해본 결과 내·외부의 나약해 보인다는 시선과 일 안 하려고 한다는 시선 등에 기피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임 교수는 ”내·외부적으로 완전히 비밀을 보장할 수 있는 밀착형 심리지원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일선 경찰관으로 근무하며 이태원 참사에 무력감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 경찰관 A씨는 이렇게 답했다. 그는 소속과 이름이 밝혀지지 않는지 두 번, 세 번 확인하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어차피 무슨 말을 해도 욕만 먹는다” “인터뷰해봤자 뭐 달라지는 것도 없지 않느냐”는 경찰관들의 반응에서 여론의 뭇매에 지친 그들의 정신적 피로감을 느낄 수 있었다.
사고 당시에 근무하진 않았지만, 이후 수습 과정에 투입됐다는 A씨는 “경력을 좀 더 배치해 선제적 조치를 했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지 않겠냐는 비판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선을 넘은 비난에는 정신적 고통이 크다”고 토로했다. 그는 “소방관처럼 영웅이 되기는 바라지 않지만, 욕받이라도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경찰관 B씨(27)는 “현장에서 최선을 다한 경찰관들이 분명히 있음에도 언론은 경찰을 비난하기 바쁘다”며 “밤낮 바뀌어 가며 일하고 힘든 것을 누가 알아주진 않아도 경찰이라는 이유로 욕이라도 안 먹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런 와중에 경찰 수뇌부는 실무자를 탓하며 면피를 꾀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112 신고 대응이 미흡했다”고 발언해 경찰들의 반발을 샀다. 이태원 파출소 소속의 한 경찰관은 경찰청 내부망 폴넷에 “청장님의 발언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 용산서 직원들은 무능하고 나태한 경찰관으로 낙인찍혀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는 비판 글을 게시했다.
이들은 경찰관들의 정신적 고통을 외면하는 경찰청에도 불만을 표출했다. B씨는 “경찰 내부 인력의 고충을 들으려는 노력보다 쉬쉬하는 게 더 많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어떻게 고충을 해소하려 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지원이 미비하다”고 털어놨다. A씨도 “정신적 고통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가 존재하는지도 모르겠다”며 “있다고 하더라도 형식적인 수준에 그친다”고 덧붙였다. 정신적 고통을 어떻게 해소하느냐는 질문에는 “직원들끼리 서로 응원하며, 사건 사고 발생을 막기 위해서 지친 심신을 다 잡을 뿐”이라고 말했다.
경찰청 복지정책담당관은 어떤 대책을 계획 중이냐는 질문에 "‘긴급 심리지원이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그는 “서울청에서 희망자를 취합받고 있고 긴급한 사람들은 현재 지원 중”이라고 부연했다. 형식적이라는 비판에는 “접근성이 부족하다는 부분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며 "마음 동행 센터 상담사 증원을 추진 중으로 올해 5명이 늘었고 내년 10명을 충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경찰심리지원제도를 더 촘촘하게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경찰은 최일선에서 근무하고, 치안 관리에 대한 책임감과 살리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가질 수 있어 후유증을 만들기 더 쉽다“고 경고했다. 또 ”잘잘못을 떠나 경찰이 업무 증가로 격무에 시달리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며 ”번아웃을 겪기 쉽고, 실제로 우울증,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가장 많이 나타나는 직종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경찰청의 대응에 대해서는 ”얼마 전부터 심리상담 지원이 시작됐지만 아직 미흡하다“며 ”실제로 찾아가서 검사해본 결과 내·외부의 나약해 보인다는 시선과 일 안 하려고 한다는 시선 등에 기피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임 교수는 ”내·외부적으로 완전히 비밀을 보장할 수 있는 밀착형 심리지원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