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가 FOMC 회의에서 또다시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한·미 간 기준금리가 순식간에 역전됐다. 당초 유력하게 언급되던 울트라스텝(1%포인트 인상)은 가까스로 피했지만 이미 발생한 0.75%포인트 차이에 더해 올 연말까지 그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후폭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기준금리는 지난 8월 이후 2.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미 연준은 이번 정책금리 조정으로 금리 상단이 3.25%까지 뛰었다. 이에 따라 동일 수준(2.5%)에서 위태롭게 유지되던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격차는 0.75%포인트 차로 벌어지게 됐다.
문제는 한은이 올해 남은 금융통화위원회(10, 11월)에서 금리를 모두 올리더라도 양국 간 금리 역전 현상은 당분간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만약 다음 달 한은이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서더라도 연준이 연내 남은 두 번(11월, 12월)의 FOMC 회의에서 최소 한 차례 자이언트스텝을 밟는다고 가정할 경우 양국 간 금리 역전 폭은 1%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된다. 실제 연준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한·미 간 금리역전은 외국인자본의 유출 우려를 키운다는 측면에서 시장 불안을 조성한다. 미국의 정책금리가 높아지는 것은 곧 '기축통화'이자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매력을 높이는 반면 국내 원화와 투자시장의 매력은 그만큼 낮출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결국 그에 따른 자본 유출은 환율 급등과 증시 등 투자시장 불안과도 직결돼 있다. 이는 필경 한은의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