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물가 쇼크] 美연준 '울트라스텝' 전망 나오자 韓 환율‧증시 와르르

2022-09-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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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예상보다 높은 8.3%를 기록한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전년 동월 대비) 영향으로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가 확산한 가운데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외벽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충격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8월 CPI가 시장의 전망치를 웃돌면서 물가 피크아웃에 대한 기대를 날려버렸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강도 높은 매파적(긴축 선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14일 국내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56%(38.12포인트) 하락한 2411.42에 마감됐다. CPI 발표 직후 개장 당시 코스피는 전날보다 59.07포인트(2.41%) 낮은 2390.47로 개장하며 장중 24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코스피 주요종목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카카오, 네이버 등이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미국 증시 또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3.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3%, 나스닥 종합 지수는 5.2% 각각 폭락했다.

금융시장에 미친 파장도 컸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환율은 전일 대비 17.3원 급등한 1390.9원에 장을 마쳤다. CPI 발표 충격에 이미 역외시장에서 1390원대를 기록한 환율은 전 거래일(1373.6원)보다 19.4원 급등한 1393.0원에 개장하며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장 개장 직후에는 13년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1395원까지 치솟으며 1400원선에 가까이 다가가기도 했다.

미국발 물가 충격에 국채와 달러 인덱스도 들썩였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3.297%에서 3.422%로 급등하는 등 국채 금리가 상승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534% 상승하며 2020년 3월 19일 이후 일일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최근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던 가상화폐 시장도 급락세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은 CPI 발표 직후 급락하며 이달 들어 가장 두드러진 낙폭을 보였다. 글로벌 가상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6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9.4% 급락해 2만314달러(2826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 역시 6.5% 하락한 1613달러(224만원)대에 시세를 형성했다. 

미국 CPI 발표 이후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울트라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1%포인트 상승)'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1%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전장 0%에서 38%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 반면 0.75%포인트 인상에 대한 가능성은 전장 91%에서 62%로 줄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정책금리가 연말까지 최고 4.5%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루 전만 하더라도 금리가 12월에 3.75~4.0%를 찍을 것이란 기대가 68%로 대세였지만, CPI가 발표된 뒤에는 4.0~4.25% 가능성이 38.4%, 4.25~4.5% 가능성이 37.6%로 껑충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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