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무기 보유 정책을 법제화할 것을 발표하자 한‧미 양국은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열어 '핵 억제력 강화' 카드를 꺼냈다. 얼어 붙은 남북관계로 한반도에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통일부가 추석 전 추진했던 이산가족 상봉 논의 계획 역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13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한‧미는 16일 미국 워싱턴에서 양국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를 열어 핵 억제력 실행 강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회의에선 북한이 7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도발을 감행할 경우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적시 전개 등 확장억제 강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이 이 같은 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북한이 언제든 남한을 겨냥한 핵 선제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리는 등 강경태세를 나타내기 때문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우리 핵을 놓고 더 흥정할 수 없게 불퇴의 선을 그어놓은 여기에 핵무력 정책의 법화(법제화)가 가지는 중대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 법령에 핵무력의 사명·구성, 그에 대한 지휘 통제·사용 원칙·사용 조건 등을 11개 세부 조항으로 상세하게 정리했다. 2012년 북한은 헌법을 개정해 핵보유국 지위를 명문화한 바 있지만 핵무기 사용 조건 등까지 명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남북 관계에 찬바람이 불자 북측에서도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답변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이날 남북연락사무소간 업무개시 통화를 정상적으로 진행했으나, 북측에서 남북당국 회담이나 대북통지문 수령 여부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통일부는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8일 오전 권영세 장관이 담화를 통해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당국간 회담을 제안한 이후 대북 통지문 발송을 시도한 바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정부가 공개 제안을 했기 때문에 북측도 우리의 입장을 알 것"이라며 지속해서 호응을 촉구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