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도 '슈퍼 원앱(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서 묶어 제공하는 서비스)' 전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동안 '슈퍼 원앱'은 금융지주 중심의 은행·카드를 아우르는 통합금융플랫폼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제 보험사들도 관련 시장에 발을 담그는 모양새다. 특히 카카오와 같은 빅테크들의 보험업 진출이 가시화하면서 기존 보험사들이 소비자 편익 극대화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연내 '통합 모바일 앱'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 달 관련 앱 출시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일단 교보생명이 자체 운영 중인 마이데이터 서비스 앱 '피치', 퇴직연금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퇴직연금 모바일창구', 건강관리 앱 '교보케어' 등이 통합 운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그룹 금융사 공동브랜드인 라이프플러스(LIFEPLUS)는 최근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 플랫폼 서비스 '라이프플러스 트라이브' 앱을 출시했다. 라이프플러스는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한화저축은행의 공동 브랜드다. 이번 앱의 큰 특징은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취향 공동체로 묶었다는 점이다. 사용자는 해당 앱에 입장해 정보를 나누고, 다양한 활동에 참가할 수 있다. 이달에는 골프, 달리기, 불꽃축제로 카테고리를 구성했다.
보험권은 한화생명 역시 '원앱' 전략을 넓혀가기 위한 전초 작업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화 금융 계열사의 경우 최소 1000만명(중복 포함)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어, 완벽한 금융통합 앱이 출시된다면 공룡 플랫폼 기업들과 맞먹는 업계 파급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앞서 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 등 4개사는 지난 4월 통합 금융 앱 '모니모(monimo)'를 내놓은 바 있다. '모이는 금융, 커지는 혜택'이라는 의미의 모니모는 하나의 계정으로 삼성금융 4개사의 거래현황을 조회할 수 있다. 모니모는 '혈액형별 보장보험', '1년만기 저축보험', '모니모 카드' 등 모니모 전용 상품들도 취급하고 있다. 최근엔 NICE(나이스)신용평가정보를 활용해 자신의 신용정보를 조회·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추가 탑재하기도 했다.
다만, 모니모의 경우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제약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금융위원회가 최근 암 보험금 미지급과 관련해 삼성생명에 중징계를 내리면서 생명과 자회사인 카드 등은 1년간 신사업에 진출할 수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빅테크·핀테크의 금융업 진출에 따라 금융지주들 외 보험사들도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라며 "일각에서는 계열사 내 은행이 부재해 성장성에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최대 3000만명의 거래 고객 기반이 있어 성장세를 점치는 분석도 상존해 이들의 파급력에 이목이 집중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