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맵모빌리티의 대리운전 콜공유 시장 확대에 반발한 대리운전업계가 다시 거리로 나섰다. 거리로 나선 이들은 대리운전업 분야에 대한 대기업의 사업확장이 제한됐음에도 티맵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시장 퇴출을 요구했다.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는 1일 서울 종로 SK 본사 앞에서 집회를 갖고 티맵이 골목 상권인 ‘전화콜’ 대리운전 시장까지 침투하고 있다며 즉각 시장 퇴출을 요구했다.
장유진 총연합회 회장은 “대리운전업이 중소적합업종에 지정됐음에도 티맵이 대리운전업에 남아 앱콜을 넘어 전화콜 시장까지 장악하려 한다”면서 “이런 가운데 중재자 역할을 해야할 동반성장위원회는 티맵의 콜연동까지를 인정하려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반성장위는 지난 5월 대리운전업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서 대기업에 사업 확장을 자제해 중소기업과 상생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티맵이 지난 7월 전화콜 점유율 약 70%를 차지하는 국내 1위 관제 프로그램 로지소프트의 지분 100%를 547억 원에 인수하며 대리운전업계와 갈등이 시작됐다. 로지소프트는 ‘대리운전 콜 공유시스템’을 개발한 중개 업체로 프로그램을 활용, 대리운전 기사에게 콜을 연결한다.
총궐기에 앞서 총연합회는 지난달 31일 최태원 회장에게 손 편지도 보낸 바 있다. 장 회장은 “기업이 수익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대기업이 영세 소상공인들이 만들어온 시장에 진입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며 “SK가 추구하는 ESG 경영 핵심이 소상공인 시장 침탈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 중재에 나서 줄 것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반면 티맵은 연합회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티맵 측은 “로지소프트는 대리운전업이 아닌 인터넷전자상거래업이 주업인 회사로 중소기업적합업종 신청 품목과 무관하며 동반성장위 권고와도 관계가 없다”며 “자사는 로지소프트를 통해 모바일 플랫폼 기반 대리운전 서비스 고도화 및 탁송, 주간 동행 서비스 등 신규 사업 개발에 나설 예정으로, 이는 정상적인 기업활동에 해당한다”고 선을 그었다.
또 “기존 로지소프트에 대한 현장 불만은 현업 대리기사의 목소리를 듣고 현장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상생해 나가겠다”고 했다.
일각에선 총연합회 측이 대리운전업계 전반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리운전총연합회 임원과 관계자 대부분이 중소 대리운전 콜공유 업체를 운영 중일 뿐 현장에서 발로 뛰는 대리운전기사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집회에 참석한 대리운전 종사자 수도 예상보다 현저히 적었다. 당초 400~300명 가까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장 참석자는 40명 내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