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박상영 작가는 사회에서 흔히 말하는 마이너리티의 인물들을 소재로 글을 쓴다. 그는 이유에 대해 문학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학교를 다니면서 배운 문학에는 늘 ‘작가의 의도를 고르시오’라는 말이 써있었는데 말이다. 본질은 처음부터 찾아지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그 일을 하면서 깨닫는 것 같다. 박상영 작가가 소설의 쓰면서 찾은 소설가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사회에서 흔히 말하는 마이너리티의 인물들을 소재로 글을 쓰는 이유는 뭔가요?
A. 문학이라는 게 본질적으로는 그림자에 가려져 있는 곳을 환히 비추는 장르라고 생각해요. 제가 좋아했던 소설들도 그런 종류였고 메이저리티를 다루더라도 조명되지 못했던 목소리들을 많이 조명하는 장르이기 때문에 좋아하는 거예요. 저에게 있어서 소수자를 다루는 건 특별한 작가로서의 지점이 아니라 문학의 본질에 제일 가깝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런 인물들이 많이 나오는 글쓰기를 할 거예요.
A. 생활기록부를 보니까, 중학생 때부터 장래희망이 작가였더라고요. 책읽는 걸 좋아하고 공상하는 걸 좋아해서 언제부터인가 꿈꿔왔던 것 같아요. 잡지사 기자를 했었는데 기자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전하는 거잖아요. 원래 글쓰기를 좋아했지만 내 이야기, 대체될 수 없는 스토리를 쓰고 싶다는 생각에 소설가의 꿈을 본격적으로 꾸게 됐어요.
A. 4점이요. 전반적으로 만족하는데 평가 받고 평가에 의해서 직업의 명운이 결정되는 직업이기 때문에 삶에 중심이 때로는 남에게 놓여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Q. 소설가라는 직업에 대해 누군가 묻는다면 뭐라고 할건가요?
A. 글을 쓰고 그걸로 먹고 사는 직업입니다.
Q. 살면서 소설 같은 일을 경험한 적이 있나요?
A. 제 문학관으로는 소설 같은 일이 특별히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매일매일이 그래요. 아무것도 아닌 일상도 소설 같은 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Q. 흔히 일상 속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을 가지고 소설 쓰지 말라고 하는데요. 소설가의 입장에서 그 얘기를 들으면 어떤가요?
A. 평소에는 아무 느낌이 없다가 가끔은 '소설 쓰기 쉬운 줄 아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거짓말 하는 게 소설은 아니거든요. 장르적인 약속과 공식, 조건이 있거든요. 물론 그 사람들이 왜 그런 얘기를 하는지는 알죠. 소설의 의미를 너무 좁게 해석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별 신경 안써요.
Q. 글을 쓰며 발견한 작가로서 박상영, 직장인으로서 박상영, 사람으로서의 박상영은 어떤 사람인가요?
A. 평소에 저는 독립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의존적인 사람이더라고요. 타인 없이 살기 힘들다는 걸 팬데믹 기간에 많이 깨달았고 믿음에 대하여에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많이 담았어요. 작가로서 저는 약속을 잘지키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마감을 잘 지키려고 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안주려고 노력을 해요.
예술을 한다는 이유로 그런 일이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성실하고 신뢰감 있는 사람이 되려고 하고 있어요. 직장인 때도 주어진 바를 약속된 만큼 정확하게 일하는 사람이고 싶었어요. 한국의 사회 구조상 직장 내에서 약속된 것 이상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힘든 경우가 많았거든요. 불합리 하다고 느끼는 부분에 있어서는 질문을 하고 따지는 편이라서 사회초년생 때 힘든 점들이 있었어요.
Q. 소설을 통해서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있나요?
A. 궁극적으로 전하고 싶은 메세지는 없어요. 매 순간순간 마다 하고 싶은 말들이 있는 거예요. 언젠간은 생길 수 있겠죠. 미래에는 내 소설에 이런 메세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지 몰라도 지금은 딱히 없어요.
Q. 작가님은 몇 차원인 것 같나요?
A. 1차원이 되고 싶은 3차원인 것 같아요. 저는 균형 있고 평균적인 시각을 가지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려고 하고요.
Q. 직업병이 있나요? 그리고 그 직업병이 일상생활에 있어서 어떤 영향을 주나요?
A. 목디스크요. 오래 앉아 있으면 괴로워요. 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으면 힘들고요.
Q. 작가님의 소확행은 뭔가요?
A. 유튜브 보고 맛있는 거 먹고 누워있고 늘어져 있는 걸 좋아해요.
Q.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에서 농약에 커피를 타먹었을 때 주인공은 어떤 후회도 들지 않았을까요?
A. 후회는 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만큼의 어려움과 고통이 있었기에 그런 선택을 했을테고 아메리카노에 타먹는 설정은 사람이 두렵거나 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잖아요. 그냥 음료 마시듯 넘기자는 설정으로 쓴거예요.
Q. 작가님의 삶에서 아무것도 아닌 일로 만들고 싶을 때가 있나요?
A. 나쁜 평가를 들었을 때도 아무것도 아닌 일인 것처럼 노력하지만 영향을 많이 받죠.
Q. 평가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마음이 아플 때도 있을 것 같아요.
A. 마음이 아플 때도 있고 웃기고 기쁠 때도 있어요. 그것이 직업의 본질이라는 것을 받아들였어요. 6~7년 정도 되니까 비로소 알 것 같아요.
Q. 이 일을 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 때는 언제인가요?
A. 비 오는 날에 집에만 있을 수 있을 때요(웃음.) 습한데 출근하면 힘들잖아요. 근데 집에서 혼자 일할 때는 나한테 잘맞는다고 생각해요.
Q. 믿음에 대하여를 읽으려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다양한 연령, 다양한 계층의 분들이 공감하실 수 있게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니까, 부담 없이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여러분은 이미 작가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작가는 변호사나 의사처람 자격이 필요한 직업이 아니라 글을 쓰고 있으면 주어지는 타이틀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작가라는 프로의식을 가지고 나만의 스타일이 무엇이고 어떤 작가로 자리매김 할 것인지 고민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일상을 버티며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말씀 해주세요.
A. 하루하루 살아가시느라 수고가 많으십니다. 지난 3년 가까이 팬데믹을 거쳐 오시면서 전세계 사람들 모두가 경험해보지 못한 걸 겪는 와중인데 제 소설 믿음에 대하여가 여러분의 조각났던 믿음을 다시금 짜맞출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