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전기차 배터리 구독제를 활성화 하는 방법은?

2022-09-0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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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전기차 배터리 구독제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배터리 구독제는 전기차 가격을 낮출 수 있게 배터리를 일종의 리스제로 전환해 월 구독료를 납입하면서 사용하는 방법이다. 전기차 가격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 절감을 가능하게 해 전기차 구입이 용이해질 수 있으며 배터리 내구성과 안정성 등 각종 문제점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다.

5000만원의 전기차를 구입할 경우 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받으면 약 4000만원으로 전기차를 구입해야 했지만, 구독제를 선택하게 되면 최대 2000만원의 배터리를 구독하고 나머지 비용인 2000만원만 제공해 전기차를 값싸게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개념은 전기차가 내연기관차 대비 2배 이상 높은 가격으로 진입에 큰 어려움이 있는 만큼 가장 고가인 배터리를 제외해 진입을 용이하게 만든다는 취지였다. 이미 20년 전에 도입한 개념으로 중국에서는 CATL 등에서 시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정부와 현대자동차 등 여러 관련 기업이 컨소시엄 등으로 모델 시험을 하고 있다.

필자도 예전부터 배터리 리스제를 활성화해 전기차 문턱을 낮추고 그 밖의 여러 난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언급하곤 했다. 이번에 제대로 된 규제 일변도의 포지티브 정책 개선에 기여하는 만큼 다른 분야까지 규제개혁이 확산돼야 한다고 확신한다.

전기차 배터리 구독제를 제대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제도적 정비가 중요하다. 특히 제작사 책임이 매우 중요하다. 우선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서 배터리 분해·분리를 용이하게 할 수 있는 구조적 체계가 중요하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E-GMP’라는 전용 플랫폼의 완성도가 뛰어나 각종 전기차 모델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부분은 매우 고무적이다.

물론 이러한 구성에는 추후 전기차 바닥에서 배터리 분리를 용이하게 해 정비의 편리성과 비용 절감률을 높이는 작업이 중요하다. 특히 배터리 교환이나 중고 전기차 활성화 측면에서 배터리 분리는 여러 면에서 장점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인 만큼 제작사 차원에서 초기 제작단계부터 고민을 해야 한다.

두 번째로 중고 전기차가 활성화되려면 배터리에 대한 각종 정보를 기본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가격 산정모델이 잘 구축돼 전혀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제대로 된 정보를 소비자에게 알리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 등은 아직까지 제대로 된 가격 산정 모델이 글로벌 시장에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처럼 중고 전기차 가격이 높은 이유는 보조금을 이용한 이점, 유가 급등으로 인한 충전 요금의 이점,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차량 부족 등이 작용한다. 가격 산정모델로 나타난 객관적인 데이터는 전혀 없는 상황이기에 배터리 구독제의 성공 여부를 장담하기 쉽지 않다.

차후 중고 전기차의 배터리 충전 효율성은 중고 전기차 가격 산정에 중요한 요소로 떠오를 것이다. 지금은 배터리의 각종 파라미터(매개 변수)를 제작사에서 제공하지 않고 있어 배터리 충전효율성 확인이 불가능하다. 중고 전기차의 제대로 된 평가를 위해서 제작사의 배터리 정보가 뒤따라야 한다. 

이번 배터리 구독제는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배터리의 객관적인 가격 산정을 위해서는 데이터 확보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언급한 바와 같이 배터리 파라미터는 향후 ‘도시 광산산업’으로 점차 수면 위로 올라오는 배터리 리사이클링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당연히 제공해야 할 기본 정보다.

정부가 추후 의무화된 정보제공 요소로 배터리를 포함하겠지만, 민간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해결하는 기회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결국 배터리 구독과 정보 제공은 전기차 활성화에 절대로 놓치지 말아야 하는 요소다. 더욱 좋은 규제 개혁으로 정책적 규제 해소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전기차 배터리 구독제도 그 일환이라 할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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