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에 이어 피자·탕수육까지 '반값'... 판 커진 대형마트 '초저가 경쟁'

2022-08-3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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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치킨'은 시작에 불과했다. 홈플러스 '당당치킨'으로 촉발된 '초저가 전쟁'에 대형마트 빅3가 모두 참전하고 치킨뿐 아니라 피자, 탕수육으로까지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고물가로 인해 가계 부담이 커지자 대형마트들이 초저가·가성비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며 고객 잡기에 나선 것이다. 이 같은 가격 파괴 정책에 '오픈런'까지 등장하는 등 소비자 호응도 높아 대형마트 간 초저가 전쟁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9월 1~7일 ‘한통가득 탕수육’을 2000원 할인해 7800원에 판매한다.

이는 지난 3월 기준 전국 탕수육 판매가격 평균이 1만5670원(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외식업 경기 분석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반값 수준이다. 롯데마트는 앞으로도 탕수육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중식 메뉴를 다양하게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그간 유통업계에 '반값 경쟁'을 심화시킨 곳은 홈플러스와 이마트다. 홈플러스 6990원짜리 당당치킨은 마트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마트에서 치킨을 사 먹기 위해 예약표를 받는 기현상이 벌어지면서다. 홈플러스는 말복인 지난 15일 5000마리 한정으로 5990원에 판매했는데 매장 오픈 전부터 구매 대기 줄이 생겨나는 '오픈런' 현상까지 빚어졌다.

홈플러스가 선보인 당당치킨. [사진=홈플러스]

이마트는 사흘 뒤인 18일께 당당치킨보다 10원 낮춘 5980원짜리 프라이드 치킨을 선보이며 '반값 경쟁'에 불을 지폈다. 10여 년 전 '10원 전쟁'이 재현된 것이다. 롯데마트도 '뉴 한통 가아아득 치킨(한통치킨)을 지난 11일부터 일주일간 8800원에 선보였지만 경쟁사 측 저가 공세에 빛을 보지 못했다. 이번에 반값 탕수육 꺼내든 데는 이러한 속사정이 숨어 있다. 

초저가 전략이 시장에서 먹히자 마트업계는 가성비 품목을 확대하며 집객에 적극 나서고 있다. 파격적인 '2000원대 피자'까지 내놨다. 홈플러스는 31일까지 자체 브랜드(PB) 상품인 ‘시그니처 피자’를 정상가 4990원에서 2490원으로 할인 판매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각각 '소시지 피자'(1인 1판 한정)를 5980원에, '치즈앤도우의 오리지널피자'를 5000원에 선보였다. 롯데마트 오리지널피자 행사가격은 기존 판매가(1만4800원)에 비하면 거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에선 대형마트 간 초저가 경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마트는 200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불특정 다수가 모여 바이러스 전파 우려가 있는 대형집객시설이라는 점에서 기피 시설로 여겨졌고, 이는 대형마트업체 실적 부진으로 직결됐다. 

지난 4월 단계적 일상 회복 이후 오프라인 매장에 고객들이 몰리며 실적 기대감이 높아진 것도 잠시,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시대가 도래하면서 다시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져 좀처럼 실적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했다. 그러나 올여름 들어 불붙은 초저가 전쟁이 대형마트 실적 반전에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물가 급등으로 소비자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진 상황에서 치킨을 비롯한 초저가 제품이 고객을 유입시키는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마트 업체 간 가격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생존의 기로에 섰던 대형마트업계의 초저가 전략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실적을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향후에도 초저가 상품 구색을 강화하며 고객 잡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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