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가계 부담이 커지자, 마트업계가 밥상물가 안정을 위해 팔을 걷었다. 대형마트 3사는 너도나도 ‘최저가’를 외치며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상품을 더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지난달 상시 최저가 판매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시작한 데 이어, 홈플러스도 AI(인공지능)로 핵심품목의 가격을 업계 최저가로 선보이는 ‘AI 최저가격’을 도입했다.
홈플러스 측은 “고물가 현상 장기화 우려 속에서 고객에게 필요한 다양한 상품을 연중 할인 판매함으로써 물가 방어의 최전선인 유통업의 사명을 다하고 고객 부담 낮추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4(2020년=100)로 1년 전과 비교해 5.4% 상승했다. 이는 2분기 기준으로 1998년(8.2%) 이후 24년 만에 최고 수준의 상승률이다. 이렇듯 높은 물가가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해 마트업계가 장바구니 물가 잡기에 나선 것이다.
이마트는 지난달 4일부터 국민들의 생활 부담을 덜기 위해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가공식품과 신선식품, 생활용품 등 40대 필수품목을 지정하고 대형마트 및 쿠팡과 비교해 ‘상시 최저가’ 제공한다. 매일 가격 모니터링을 통해 필요할 경우 추가로 가격을 내린다. ‘최저가격 보상적립’이라고 적혀있는 제품들은 이마트가 경쟁사보다 비싸게 구매했다면 차액을 E머니로 보상한다.
홈플러스는 연초부터 이제훈 사장 지휘하에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시행해왔다. 홈플러스가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전개한 200일간 홈플러스의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 늘었다. 상시 운영 중인 홈플러스 PB(자체 브랜드) ‘홈플러스 시그니처’ 상품 인기에 힘입어 2월3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물가안정 365’ 25개 품목의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무려 243% 신장했다.
롯데마트도 민생 물가 안정을 위해 올 초부터 꾸준히 가성비 높은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할당관세 0% 가 적용되는 미국, 호주산 소고기를 1000원대에 내놨다. 또 맛과 영양에는 차이가 없지만 조금 작거나 외관에 흠이 있어 기존에는 운영하지 않았던 B+급 과일을 시세 대비 30% 저렴하게 판매했고, 육포 성형 과정에서 잘려나가는 부분을 모아 만든 ‘자투리 육포’와 대용량 김자반을 각각 10%, 50% 인하된 가격에 판매했다.
마트업계는 올해 들어 ‘초저가’ 경쟁에 불이 붙었다. 고물가에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인식이 있는 대형마트가 주목받자 이 기회를 통해 이커머스 등 타 유통업체로 돌아섰던 고객 발길을 오프라인 마트로 돌리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현재 홈플러스와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반값치킨’으로 고객 몰이에 나선 상황이다. 물가상승으로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프랜차이즈 치킨의 반값 수준인 마트치킨을 찾는 고객이 늘었기 때문이다. 마트치킨 열풍을 일으킨 홈플러스 ‘당당치킨’은 6월 30일 출시 이후 이달 21일까지 약 50일간 46만 마리가 팔렸다.
마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을 하지 않았던 고객들을 대형마트로 돌이켜오기 위해 대대적인 최저가 정책을 펼치고 있다”면서 “특히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고객들이 상시 구매하는 식료품 등을 최저가에 제공해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할인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