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이자 풍수학 연구자인 김두규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는 17일 '아주경제 국민심서 발표대회'에서 "도읍지가 어디 위치하느냐에 따라 국운이 달라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ESG가 화두인 시대에서 서울이 새로운 성격의 도시로 나아갈 때 자연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핵심은 '물'"이라고 했다. 첨단과학과 결합된다면 한강, 청계천, 밤섬 등이 세계적 수변 도시가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김 교수는 독일의 지리학자 라첼, 철학자 헤겔 등을 언급하며 풍수지리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또 한국의 대표적 건축가인 고 김석철 교수를 언급하며 용산·청계천·중랑천·한강 등을 잇는 소운하와 밤섬의 도시화를 주장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청와대와 용산 대통령 집무실은 전혀 다른 성격의 땅이다. 청와대 터는 사산(四山: 북악산·인왕산·남산·낙산)에 둘러싸인 분지이다. 반면 용산은 평지이며 한강이 더 가깝다. 청와대가 ‘산(山)풍수’라면, 용산은 ‘물(水)풍수’이다. ‘산주인, 수주재(山主人, 水主財)’라는 풍수격언이 있다. 산은 인물을 키우고, 물은 재물을 늘려준다는 뜻이다. 청와대 터가 권력욕을 부추기는 폐쇄적 땅이라면, 용산은 문화·무역을 진작하는 개방적 땅이라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산간에서 평지로 나갈 때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입평양 피견기(虎入平壤 被犬欺)’란 것. 이는 ‘호랑이가 들판에 가니 개에게 수모를 당한다’는 뜻이다. 산(청와대)을 벗어난 호랑이(대통령)가 강가(용산)로 갈 때 자칫 개에게 수모를 당한다는 뜻이다. 이에 한강 주변에 수변도시를 만드는 등 공간 재편성을 통해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뉴욕 부동산개발업자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하며 "풍수는 좋고나쁜 징조를 구분해주는 철학으로서 자연과 주변에 어울리는 생활공간을 디자인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며 "용산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