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2.7% 올랐다. 지난 2020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던 전달 상승률(2.5%)보다 더 올라 또다시 2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 예상치(2.9%)는 밑돌았다.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진 세계 주요국과 달리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1월 이후 줄곧 2% 이내의 비교적 낮은 수준에서 유지됐지만 지난 4월 다시 2%대로 올라섰다. 이후 5월과 6월 각각 2.1%, 2.5%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다.
중국의 물가가 오른 건 식품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6.3% 급등한 영향이 크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는 식품 가격이 2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특히 과일(16.9%), 채소(12.9%)의 가격 오름폭이 두드러졌다. 돼지고기 가격도 지난해 7월보다 20.2% 올랐다. 7월 들어 돼지고기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장마가 이어지면서 채소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돼지고기·채소 가격이 7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폭을 끌어올렸다고 자오상증권이 설명했다.
중국의 올해 물가 통제선 '3% 안팎'을 넘어서진 않았지만,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다. 올 초까지만 해도 0.9% 상승률을 보였던 소비자물가가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애널리스트는 올해 초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인 3%를 웃돌더라도 중국 정책 입안자들이 더 강력한 경제 성장을 위해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용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중국 당국은 인플레이션을 용인한다고 시사한 바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달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주최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와의 특별 화상대화에서 "실업률을 5.5% 미만으로, CPI 상승률을 3.5% 미만으로 유지한다면 우리는 올해 초 제시한 성장률 목표치보다 약간 높거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CPI의 선행지표로 불리는 PPI 상승률은 세계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로 지난해 10월 1996년 이후 25년 만에 최고치인 13.5%까지 치솟은 이후 9개월째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다. 6월 이후 상품 가격 약세가 이어진 영향을 받았다.
PPI는 원자재와 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를 반영하는 만큼 경제 활력을 가장 잘 들여다볼 수 있는 선행지표다.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의 물가는 세계적으로도 파급력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