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7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년 반 만에 최저 수준을 찍었다. 인플레이션 상승과 금리인상이 가계 살림을 옥죄며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컨퍼런스보드는 7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전달 대비 2.7포인트 하락한 95.7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필수품 외의 상품에 대한 지출을 줄여나가려는 모습이다. 냉장고·세탁기·건조기·TV 등 주요 가전제품을 향후 6개월간 구매할 계획이 있다고 답한 소비자의 비율은 전달 45.4%에서 이달 39.4%로 하락했다. 이는 2010년 11월 이후 최저치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 신뢰 하락은 경제가 불확실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앞서 월마트는 이익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하면서 재고를 처분하기 위해서는 상품 가격을 크게 인하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일부 경제학자들은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5월에 일자리가 1130만 개가 생기는 등 노동시장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게 근거다.
그러나 로이터는 소비자신뢰지수 하락과 함께 6월 신규 주택 판매가 2년 만에 최저치를 찍은 점은 미국 경제에 경기침체가 드리우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짚었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이자율 상승으로 주택 판매는 줄고 있다. 상무부에 따르면 6월 신규 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8.1% 하락한 59만 가구로, 2020년 4월 이후 최저 수준(계절 조정)을 기록했다.
다만, 주택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미국 주요 대도시 집값 평균치를 집계하는 S&P 코어로직 케이스 실러의 5월 전미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7% 증가했다.
로이터는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주택 시장 붕괴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가격 인상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