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본부장 "한국 ETF 시장은 아직 성장기… 순자산 200조~300조로 큰다"

2022-07-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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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본부장 [사진=한화자산운용]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아직 성장기다. 현재 국내 ETF 시장 순자산 규모는 약 73조원이지만 향후 200조~300조원으로 성장할 것이다. 산업 성장기인 현재 자산운용사의 역할은 투자자가 언제든 원하는 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을 구비하는 것이다. 원활한 투자 판단을 위해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상품 설명도 필수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본부장은 국내 ETF 시장에 대한 진단과 자산운용사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김 본부장은 2012년부터 11년째 ETF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국내 최고 ETF 스페셜리스트 중 한 명이다. 또한 보험업계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증권사 업무도 수행한 경험이 있는 제너럴리스트이기도 하다.
한화자산운용은 2022년 현재 국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신규 ETF를 출시하고 있는 자산운용사다. 올해 상반기에만 신규 ETF를 10개 출시하면서 최다 출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7월에도 'ARIRANG K-유니콘투자기업액티브'를 신규 출시하면서 2022년 11번째 ETF를 출시했다.

다음은 김성훈 본부장과 일문일답한 내용.

-지난해 9월 ETF본부장을 맡았으니 이제 곧 취임 1년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성과를 돌아본다면.

"지난해 9월 ETF 운용팀이 사업본부로 확대 개편되면서 수장을 맡았다. 사업본부 내에 운용팀과 상품팀, 컨설팅팀을 구성하면서 기본적인 세팅을 마쳤다. 운용팀은 액티브 ETF를 운용하면서 적극적인 초과 수익을 추구한다. 상품팀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ETF를 고민하기 위해 전사 상품팀과 별개 조직으로 운영된다.

ETF 우선 기조도 정착시켰다. 한화자산운용은 ETF보다 펀드에 장점이 있을 때만 펀드로 출시한다. 그래서 대부분 상품을 ETF로 출시한다. 이를 위해 상품팀은 독자적인 권한을 가지고 기획부터 상장까지 업무 일체를 진행한다.

고객에게 가치 제공이라는 가장 중요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말 부지런히 ETF를 출시했다. 투자자들이 ETF를 통해 투자 목표를 달성하고 이들이 원하는 투자 지역과 상품을 선제적으로 출시하는 일에 방점을 뒀다. 이는 곧 한화자산운용의 가치이기도 하다. 기존 투자자들이 투자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던 분야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우리의 가치다. 자산운용사 시점이 아니라 고객 시점으로 상품을 출시했다.

7월에 출시한 K-유니콘투자기업 ETF가 대표적인 사례다. 기업가치가 1조원을 웃도는 유니콘 기업들은 대부분 비상장이기 때문에 개인투자자가 투자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이 같은 비상장 유니콘 기업들에 투자하고 있는 상장기업은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두나무에, CJ대한통운은 컬리에, GS리테일은 무신사에 투자하고 있다. 꾸준히 분석한 결과 유니콘 기업의 기업공개(IPO)가 구체화되는 등 호재가 이들 상장기업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 비상장기업이라는 이유로 포기하지 않고 투자자가 과실을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서 ETF로 출시한 셈이다.

올해 출시한 ETF 대부분이 이 같은 노력의 결과물이다. 주식이 아닌 대체자산에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상품 구성을 고민해 출시한 ETF가 'ARIRANG 미국대체투자Top10MV'다.

혁신 성장 트렌드에도 집중하고 있다. 세상을 바꿀, 장기 성장할 메가 트렌드에 투자하는 ETF를 출시하면서다. 대표적인 상품이 '한화 ARIRANG iSelect우주항공&UAM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이다. 우주항공 산업은 이미 비즈니스를 넘어 세계 패권을 좌우하는 산업이다.

또한 ETF를 출시함에 있어 상품 하나를 출시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지속적인 사고의 확장을 통해 신규 상품을 출시했다. 공중 이동수단인 UAM에 반드시 필요한 희토류, 차세대 이동수단에 탑재될 수소연료전지, 자율주행과 서비스 분야에서 급성장할 인공지능(AI) 등이 사고를 확장한 사례다."

-하반기 ETF 출시 계획은 어떻게 되나.

"매월 1개 ETF를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오는 8월 인공지능 관련 ETF를 출시할 예정이다. 인공지능 외에도 다수 테마를 두고 유관기관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하반기에도 매달 1개씩 출시하면 연간 기준으로는 총 16개가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 출시되는 ETF들 역시 그간 투자하기 어려웠던 분야나 기존 ETF와 확실하게 차별화되는 상품들이다. 투자 결정에 있어 의사 결정을 명확하고 쉽게 할 수 있는 상품들을 준비 중이다."

-한화자산운용 ETF는 어떻게 출시·운용되나.

"치열한 고민을 거쳐 출시된다. 본부 전체 리서치회의를 통해 상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아 상품화 업무를 진행한다.

상품 준비 과정에서 운용팀과 상품팀이 전문적인 영역에서 협업한다. 국내외 지수 사업자와 협의해 지수 구성 방법론을 완성하고 하국거래소에서 예비심사와 상장심사 절차 등을 거쳐야 한다. 증권사와 협의해 AP와 LP도 섭외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출시 이후다. 새로운 상품을 투자자들에게 소개하는, 컨설팅팀 역량이 중요하다. ETF에 대한 개인투자자들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중이 월등히 높아지는 추세다. ETF 시장의 순자산 규모가 70조원을 돌파하는 데는 개인투자자 역할이 컸다.

상품을 출시할 때마다 기자간담회 등을 개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좋은 상품이 나와도 개인투자자가 ETF 존재 여부조차 모르면 의미가 퇴색된다. 항상 정확한 정보를 널리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제도가 시행되면서 TDF ETF가 다수 출시됐다. TDF ETF 투자에 있어서 눈여겨봐야 하는 점이 있다면.

"은퇴 시점에 따른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조정하는 글라이드 패스가 가장 중요하다. 톱건의 전투기가 항공모함에 부드럽게 착륙하듯이 자산 비중도 부드럽게 조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최고의 글라이드 패스를 설계하기 위해 모닝스타와 협업했다.

적격 TDF ETF 여부도 중요하다. 적격 판정은 운용 기간 내내 주식 비중이 80%를 넘지 않고 목표 시점 이후 주식 비중이 40%를 하회해야 받을 수 있는 일종의 인증마크다.

개인형퇴직연금(IRP)은 자산에서 위험자산 비중을 70%까지만 가져갈 수 있는데 적격 TDF ETF는 위험자산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자산 배분을 훨씬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적격 TDF ETF가 아닌데 IRP 자금 70%를 ETF로 채웠다면 나머지 30%는 채권 등 안전자산에만 분배할 수 있다. 자산 배분에 자율성이 떨어지는 셈이다. 반면 적격 판정을 받은 한화자산운용 TDF ETF는 70% 비중을 준 후 나머지 30%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중 원하는 자산으로 채울 수 있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본부장 [사진=한화자산운용]


-한국 ETF 시장 발전 과정과 현재 상황에 대해 진단한다면.

"한국 ETF 시장을 성숙기로 보기는 이르다. 아직 성장기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로 봐도 ETF는 30년밖에 되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1993년에 세계 최초 ETF가 출시됐다. 한국에서는 2002년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가 출시됐다.

ETF 시장의 첫 전환점은 2007년이었다. 기존에는 주식형 ETF만 가능했지만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서 채권형과 파생상품형도 출시할 수 있게 됐다. 그 덕분에 2009년 인버스 ETF와 2010년 레버리지 ETF가 잇달아 출시됐다. 이때까지가 ETF 시장의 초입, 즉 태동기라고 볼 수 있다.

다음 변곡점은 2013년이다. 장외파생계약인 스와프를 담아 수익률을 교환하는 합성형 ETF가 이때 출시됐다. 다양한 지역과 대상에 투자하는 ETF가 출시되기 시작한 셈이다.

2017년에는 액티브 ETF가 출시됐다. 채권형을 시작으로 2019년부터 주식형 액티브 ETF도 등장했다. 후발 주자들은 대부분 액티브 ETF를 통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ETF 시장 순자산 규모는 향후 200조~300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약 73조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3~4배가량 성장할 여지가 남아 있는 셈이다. 최근 국내 증시가 부진하는 상황에서도 ETF는 은퇴자산을 투입하는 장기 투자처로 떠오르면서 순자산 규모가 유지되고 있다."

-ETF 산업 육성에 반드시 필요한 규제 완화책이나 육성책이 있다면.

"액티브 ETF에 대한 재량권 확대가 중요하다. 현재는 액티브 ETF도 지수를 70% 이상 추종해야 한다. 운용역 역량이 제한되는 구조다. 의무적으로 추종해야 하는 규모를 50%로 내릴 필요가 있다. 규제가 완화되면 더 다양한 액티브 ETF 상품이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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